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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4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 2014.02.02-02.08

by 삼포친구 2014.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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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잠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이제 내가 병에서 풀려난 모양이다.

환자이던 동안에는 아무 말이 없이 잘 따라주던 아내가..

치료가 종결된 후로는 이런 저런 간섭이 심해졌다.


그동안 내가 환자였을 때..

내가 어디서도 위로와 즐거움을 찾지 못할 때..

내게 위로와 즐거움을 주던 시골 친구들이..


이제 아내에게 적이 되어 버렸다.

남편의 일부를 공유하는 적들로..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을 감시하고..

시골친구들의 모임인 다음카페를 감시하고..

이제는 스마트폰의 문자메시지와 밴드와 카카오스토리를 하나하나 감시한다.


드디어 구정을 지내고 집으로 돌아온 날에 일이 터졌다.

친구들과의 밴드문자에 시비를 거는 아내에게 화가나서 스마트폰을 깨버렸다.

요즘 스마트폰은 튼튼하게 만든다.

뒷쪽은 몽키스패너로 몇번을 내리쳐도 잘 깨지지 않는다.

앞으로 돌렸다.

그리고 몇번을 내리쳐 결국은 회복이 불가능하도록 깨버렸다.


덕분에.. 잠시 세상과의 소통을 끊고..

하루가 지났다.

금단현상이 나타날 줄 알았는데..

마치 복잡한 도시를 벗어난 것처럼.. 의외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스팸전화 안와서 좋고.. 밴드 카카오스토리 신경쓸 일 없어서 좋다.


한편의 광고가 생각난다.

자작나무 숲에서 스님과 한사람이 산책을 즐기는데..

자막이 흐른다.

"휴대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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