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투병생활/2011 (22)
신들의 장난
8월 1일.. 입원을 하고 과다출혈로 인한 수혈을 하고.. 혈액검사를 하고.. 헤모글로빈과 혈소판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소견을 받는다. 하늘이 무너진다. 재작년에 친한 친구하나를 급성백혈병으로 잃었다. 한순간에 내인생의 모든 것이 정지되는 느낌이다. 지난 일들이 순식간에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해 진다. 아내와 잠깐 병원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우며 충격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린다. 내가 인생을 그렇게 막 살아온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 그동안 내 의지에 따라 살아온 일들을 모두 다 접어야 하는 것인가? 주치의에게 따지기도 한다. 혈액검사만으로 진단한 것이니 아직은 불확실..
7월 28일 (목).. 며칠전부터 위장쪽에서 출혈이 있었다. 대변이 까맣게 나오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흑변이 나오면 위장 앞쪽에 출혈이 있는 것이고.. 적변이 나오면 위장 뒷쪽에 출혈이 있는 거란다. 힘이 빠졌다. 산이 좋아서 열심히 다니고.. 오르막이라면 쉽게 오르던 나였지만.. 회사에서 계단 한층을 올라가기에도 힘이 부쳤다.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며 반차를 내고 일찍퇴근하여 동네병원을 찾아 가벼운 약처방을 받는다. 7월 29일 (금).. 아침부터 위에 통증이 계속된다. 다시 휴가를 내고.. 20년간 한번도 찍지않은 위내시경이라도 찍을 생각으로 큰 병원(분당C병원)으로 향한다. 가자마자 위내시경을 찍고.. 단순 위장출혈로 알았는데.. 의사의 표정이 심각하다. 위장출혈보다 더 큰 문제가 생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