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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2

골수검사 - 2012.05.06-05.12

by 삼포친구 2012.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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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용인 봄꽃축제

5월 4일부터 5월 8일까지 용인 농촌테마파크에서 봄꽃축제가 열렸다.
폐막을 2시간여 남겨놓고 봄꽃축제장을 찾는다.
축제장은 폐막 분위기고..
한쪽 공연장에서는 풍물놀이 공연이 한창이다.

꽃밭을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예전의 양귀비는 보이지 않고..
꽃들도 대부분 튜울립 종류로 단조로운 느낌이다.



5월 9일..


골수검사와 정기검진이 있는 날..
골수검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검사 일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빨리 맞고 끝내고 싶듯이 어릴적 선생님께 매맞는 기분이다.

시간은 다가오고..
골수검사를 담당하는 의사를 보니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안심해도 되겠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검사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2시간의 지혈시간..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검사바늘이 들어갔던 부위를 압박하려다 보니..
지루하고.. 답답하고.. 통증이 더 생기는 것 같고..
아내와 농담을 하며 시간을 잊어보려 하지만.. 시간은 왜 그리 천천히 가는지..
지혈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중간에 담당교수님이 오셔서 이것저것 질의응답을 하고..
혈소판 수치가 조금 낮아진 것을 제외하고는 별 문제 없다며 지난번과 동일한 처방을 내리신다.
다음 골수검사와 정기검진은 7월 25일로 잡혔다.
검사받은 부위는 뻐근하고.. 2,3일 지나면 고통이 사라지려나?
빨리 검사와 처방의 수레바퀴를 벗어나고 싶은데.. 아직도 갈길은 멀다.
골수검사에 대한 스트레스로 가라앉았던 기분이 검사를 받고나서 생기가 도는 느낌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자.
순간 순간을.. 물이 흐르고 꽃이 피듯이..



5월 11일..

아직까지도 골수검사를 받은 부위에 작은 통증이 남아있다.
혹시 검사부위의 혈관이 터지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헬스장에는 가지 못하고..
아내와 뒷산에 오른다.
중간쯤에서 쉬며 편한 맘으로 이야기를 하다가.. 작년 발병해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이야기를 했다.
처음 혈액암 진단을 받고 응급실에서 무균실로 갈 때의 절망적인 상황..
무균실에서 항암치료하며 투병하던 상황..
9개월이 지난 지금이야 어느정도 담담하게 얘기할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이지 절망적이었다.
내 운명이 의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결정되는 느낌이었다.
하루 하루가 불안했던 시기였다.
아내가 그 당시를 생각하며 슬픔이 북받치는 지..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남편에게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얼마나 슬픔을 참았을까..
속도 많이 상했을 거다.
다른 남편들은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데.. 원망도 많이 했을 거다.
아직도 치료는 진행중이지만..
어쨋든 나는 9개월전의 절망을 지나 새로운 삶을 다시 살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생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이제는 담담하게 신들에게 맡길 수 있다.
사는 동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아내에게 잘하고.. 가족에게 잘하고..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잘하고..
또한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너무 많다.
여행도 많이 하고 싶고.. 산행도 많이 하고 싶고..
버킷리스트를 작성해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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