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지난 주말에 사명산을 향해 출발했으나.. 마지막 피서를 즐기려는 인파가 만만치 않았다.
서울을 벗어나기도 전에 길이 막혀 포기하고..
경안천습지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주말을 보냈다.
그러나 사명산은 계속해서 산꾼을 유혹하고..
어쩔수 없다. 다시 떠나야지..
혼잡한 주말을 피해 평일에 출발..
경춘고속도로를 달려 춘천을 지나고 양구 웅진리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13시를 지나고..
부랴부랴 산행 시작..
능선 오름길이 가파르다. 500m 정도 걸었을까? 벌써부터 힘들어진다.
이후부터 저질체력이 된다. 10분정도 산행하고 쉬기를 반복한다.
아무리 무더운 날씨라고 해도 너무 심할 정도의 저질체력이다.
예전에는 보통 한시간 산행후에 한번 쉬는 정도였는데..
무리해서 오르니.. 호흡이 가빠지고.. 빈혈까지 생기며.. 토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러다 무슨 일 생기지.. 걱정이 된다. 베낭을 베고 드러누워 10여분간 호흡을 가다듬으니 조금 나아진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오른다. 능선에 원시림과 같은 노송이 많다.
구조용 이정표를 몇개 지나고.. 시간은 지나가지만 사명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3km 를 오르는데 3시간 25분이 걸렸다. 시간당 1km 를 못 나간다.
지금부터는 정상까지의 능선이 부드러워진다고 해도 지금의 체력을 고려할 때 2시간 이상은 걸릴텐데 ..
정상까지의 오르기는 이미 물건너 갔다.
1004봉에 오른다.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시간은 17시 30분.. 정상까지는 아직도 2km 이상이 남아있다.
정상까지의 시간과 하산 시간을 고려할 때 더이상 산행을 진행하는 것이 무리다.
아쉽지만 발걸음을 되돌린다.
문바위.. 육산인 사명산에서 유일한 바위이다.
문바위 한쪽 아슬아슬한 절벽 위에는 석탑이 하나 있고..
소양호쪽을 바라보고 있는데.. 그 자태가 고고하다.
인간을 대신해서 무엇인가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이다.
문바위를 지나고..
시간은 이미 18시를 지나고.. 추곡약수까지는 1.9km.. 발걸음을 재촉한다.
능선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고도는 별로 낮아지지 않는다.
산행로 옆으로는 여기저기 멧돼지가 쑤셔놓은 흔적이 있다.
서로 마주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이다.
결국은 하산하는 중간에 날이 어두워진다.
랜턴을 커내 머리위에 불을 밝히고 어렵게 어렵게 추곡약수터로 하산한다.
웅진리로 다시 가야하는데.. 지도를 보니 국도로 이동하면 12km 이상 될것 같다.
중간에 양구 경찰서 무슨 파출소에서 전화가 온다.
산꾼이 실종된 것으로 생각하고 마을 주민이 신고를 했단다. 경찰을 안심시키고 걷는다.
다행이 마음씨 착한 아저씨를 만나 차를 얻어 타고 웅진리까지 무사히 이동한다.
지친 발걸음으로 걸었다면 밤새 걸었어야 할 거리.. 집나오면 개고생.. 이럴 때 쓰는 말인가..
8월 30일..
안경을 새로했다.
40대 중반부터 노안이 서서히 시작되더니.. 점점 심해진다.
근시안경을 사용하다보니 책이나 가까운 곳의 작은 글씨를 볼 때는 안경을 썻다 벗었다 해야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이번에는 썻다 벗었다할 필요가 없는 다촛점 안경을 맞췄다.
새안경을 써보니 아직 어설프지만 썻다 벗었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편리하다.
어느새 다촛점 안경을 써야하는 때가 되었다니.. 슬프다.
50도 안된 아직은 젊은 나인데..
치아는 벌써부터 안좋았고.. 눈, 다리, 어깨도 예전같지가 않다.
거기다 병으로 생긴 정신적인 의욕의 상실까지 포함하면 이미 상당한 노화가 진행중이다.
아직은 새로운 일이나 사업을 위해 동서남북으로 동분서주할 때인데..
시골에서 그저 자그마한 땅에 여러종류의 과일나무를 심으며 전원생활이나 하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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