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9일..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지나간다.
올해의 마지막 산행으로 남덕유산을 찾았다.
올해 총 32회 산을 찾았다.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더욱 더 산에 기대어 두려움을 견디어내며 지나 온 한 해였다.
인생에서 외로움을 맛보면서 산은 내게 있어서 유일한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건강이 많이 회복되고.. 체력이 좋아졌음을 느끼지만..
지금도 갑자기 졸음신이 찾아오면 참지못하고 기절하듯이 이불속을 파고들어 자야하고..
3개월에 한번은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해야하고..
의사의 한마디를 불안하게 들어야 하는 처지이다.
지금껏 인생의 많은 고비가 있어도 무사히 잘 넘겨왔듯이 앞으로도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1월 1일..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시골집에서 연말을 보내고 새벽에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시간은 새벽 6시..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한계령이라도 갈 생각으로 옷을 주섬주섬 입고.. 밖으로 나갔다.
새벽부터 눈이 펄펄 내린다.
해가 뜰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애마에 시동을 걸고 잠시 고민을 하다가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붙이고.. 해 뜨는 시각이 지나버린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난다.
눈은 그 시간까지도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리고 있다.
2013년 첫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그저 마음속으로 올해는 가족 모두 무탈하게 잘 지나가기를 빈다.
1월 3일..
연초부터 정기검진이 있다.
올 겨울 날씨는 예년과 다르게 몹시 추워서 연일 한파주의보를 알린다.
아침에 애마의 시동이 걸리지 않는다.
몇번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아내의 애마를 타고 병원으로 향한다.
예약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고.. 골수검사도 늦어진다.
병원에 올 때마다 신경이 예민해진다.
채혈실에서 채혈하는 의사와 말다툼을 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보호자가 있어..
뒤에서 기다리는 다른 환자들을 생각하라며 성질을 부렸다.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다투고 있는 모습이 내 예민한 심기를 건드렸다.
골수검사를 무사히 마친다.
다행이 이번에는 쉽게 끝났다.
벌써 8번째..
골반근처 허리뼈는 아마도 벌집이 되었을 거다.
허리뼈가 벌집이 돼도 괜찮냐고 묻지만 명쾌한 대답을 하지 않는다.
어쩌다 내 신세가 이렇게 되었는지..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다.
왜 신들이 나를 갖고 장난을 치는가..
2시간 지혈하는 중에 외래 예약시간이 지나가고.. 담당 주치의는 보지도 못한 채 아내가 대신 검진을 받고 온다.
예전과 동일한 3개월의 약처방을 받고.. 골수검사를 예약한다.
다시 3개월간은 골수검사의 두려움에서 해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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