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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3

복귀 6개월 - 2013.04.07-04.13

by 삼포친구 2013.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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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9일..


직장에 복귀한 지 정확히 6개월이 지나간다.

꾸역 꾸역 하루 하루 출근을 했더니 어느새 6개월이 지나갔다.

작년에 일한 것이 2개월이 채 안되다보니 올해는 연차도 없다.

건강한 일반 직원들보다도 더 많은 나날을 근무해야 한다.

물론 정시출근에 정시퇴근이지만.. 직장생활이 피곤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업무시간 외에 일어나는 회식이나 모임에는 의도적으로 불참한다.

직장에 복귀할 때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감격으로 울먹거리며 인사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작년 연말 송년회에서 인사말을 하라는 데 역시 울컥해서 아무말도 못했다.

복귀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회식자리는 어색하다.


예전에도 활달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말 한두마디로 하루를 보낼 때도 있다.

감정의 기복도 심하다.

어떤 날은 기분이 좋다가.. 어떤 날은 우울하다가.. 또 어떤 날은 울분이 치솟기도 한다.

힐링이 필요한데.. 마땅히 힐링할 곳이라곤 산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팀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병으로 무장해제를 당하고 백의종군하며 직장에 복귀하는 동안에..

내게 가려 무보직으로 있던 골칫덩어리 대학선배는 두계단을 급속 승진했고..

후배직원들도 보직을 달았으며..

업무의 중간관리자로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도대체 나는 이꼴이 뭔가..

나는 왜 이런 무기력한 모습으로 앉아있나..

그동안 직장에서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다보니..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신께서 나를 쉬게 하려고.. 위기에서 구출하려고..  이런 몹쓸 병을 주신건가..

그래서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건가..


인생의 방향이 사라지고..

태평양 한 가운데에 떠 있는 돛단배와 같이 바람따라 물결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양새다.

오로지 내 몸을 생각하고.. 내 가족을 생각하고.. 내가 즐거운 일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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