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장난

용서와 봉사 - 2013.03.17-03.23 본문

투병생활/2013

용서와 봉사 - 2013.03.17-03.23

삼포친구 2013. 3. 24.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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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어디까지 용서해야 하는가..

내가 병을 얻은 것이 그냥 운이 없었기 때문이었나??

그냥 신들의 장난에 잘못 걸려든 것이었나??

의문이었다.

내가 병을 얻는데 기여한 인간들은 없었던가??


병을 얻기전에 20명의 작은 팀을 이끌었지만..

조용하지 않았다.


모두가 골치덩어리들이었다.

거기다 일은 일대로 떨어지고..

업무처리야 어떻게 하겠지만.. 인간관계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하건데.. 하루 하루가 지옥이었다.

정말 어떻게 팀이 깨지지않고 명맥을 이어왔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이다.


이제 건강을 이유로 팀장이라는 보직을 내려놓고 보니..

시원 섭섭하다.

그동안 사소한 것에 얽매여 마음에 상처를 입어야 했던 내 자신이 어리석어 보인다.


오후 3시.. 

체조시간이 끝나고.. 옥상에 오른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연습을 한다.

지난 날 내게 고통을 주었던 이들을 생각하며 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그 또한 내게 고통으로 다가온다.

성인군자가 아니라 용서가 되지않는다면 그냥 잊고 살자..

나는 병과 싸우고 있는 환자이고.. 그들 때문에 내가 고통받을 이유가 없다.


3월 20일..


오후에 회사에서 단체로 장애인복지시설에 봉사활동을 나갔다. 

부서에서 지원자를 구하지 못해 애쓰는 것을 보고 지원을 했다.

땔감준비, 못빼기, 농장일, 빨래 등이 있었는데..

봉사활동은 지원을 했지만.. 

봉사활동에도 꺼리는 작업이 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빨래는 하기 싫어서 서로 눈치만 보는데.. 결국 대부분 여직원과 젊은 직원들이 지원하고..

땔감준비와 못빼기 작업을 했다.

1시간반의 짧은 봉사활동..

형식적이지만 온몸에서 땀이나도록 쉬지않고 열심히 했다.

반강제적인 지원이지만 작업을 마친 후에는 뿌듯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