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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3

복귀 8개월 - 2013.06.23-06.29

삼포친구 2013. 6. 23.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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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지난 6월 20일.. 골수검사로 상처받은 뼈가 아물기를 기다리고.. 골반이 얼얼해서 이번주 산행은 쉬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 주말이 너무 길다.

다가오는 한주도 또한 길게 느껴질 것이다.


2011년 8월 1일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어느덧 22개월.. 

직장에 복귀하는 것이 최선인가.. 고민도 했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직장에 복귀했고..

직장에 복귀한 지 벌써 8개월이다.

지금도 직장생활이 최선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예전에는 정년퇴직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5년정도 만을 내다보고 있다.

그전에 대안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도 있다.


팀장을 내려놓고.. 직장에 복귀하여 백의종군하면서.. 

주로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계산서나 보고서 작성하는 일로 8개월을 보냈다.

오후 3시에는 회사에서 들어주는 체조음악에 맞춰 국민체조를 하고.. 

다시 옥상에 올라가 20여분간 걷기운동을 한다.

옥상에서 심호흡을 크게 하며 걷기운동하는 시간이..

환자임으로 발생하는 우울함이나 상실감이나 소외감이나 원망감을 털어버리고..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직장복귀 초반에는 근무시간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지만 지금은 그런대로 참을 만하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공식/비공식 회식은 대부분 불참하고 칼퇴근을 한다.

초반에는 술마시고 웃고 떠들고 할 기분이 아니라서 피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한 것이 없다.

직장동료들과 거리감도 느껴지고 회식자리가 예전만큼 그렇게 즐겁지가 않다.


금연에는 완전히 성공한 느낌이다. 

술은 직장에서의 회식자리에 불참하니 자연히 줄어들었지만 친구들과 모임에서 막걸리 한두잔은 한다.

주치의는 모든 술이 안된다고 하시지만.. 

소주나 독한 술은 피하고 막걸리는 발효주라 음식이라고 위안을 삼으며 조금씩 마신다.

체중은 예전보다 10kg 정도 늘어난 상태로 유지중이다.


직장에서 칼퇴근후에는 저녁을 먹고.. 1시간정도 초저녁 잠을 잔다.

직장생활에서의 피로를 풀기에는 초저녁 잠이 최고다.


퇴원을 하고.. 몸 상태가 겉으로는 좋아진 것 같은데.. 항암치료는 지금도 계속된다.

2년간의 유지치료는 내년 2월이 되어야 끝이난다.

나약해진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자 산에 의지하며..

2011년에 4회, 2012년에 32회.. 그리고 2013년에 현재까지 22회.. 58회의 산행을 마쳤다.

퇴원후 첫산행을 했을 때와 최근 산행한 사진을 비교하면 많이 좋아진 것이 보인다.


가끔 마음이 답답할 때는 산행도 하지만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대화가 힐링에 도움이 된다.

고향친구들을 만나면 예전의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가서 격없이 대해주는 것이 너무 좋다.

친구들과 만나면 내 병을 잊어버릴 수 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면 정말 잠시 꿈을 꾼것 같다.


이렇게.. 

꿈을 꾸며 생활하다 보면.. 

어느새 병은 내곁을 떠날 것이고.. 

나는 건강을 되찾고.. 

일상생활을 즐기고 있을 것이다.


(↑퇴원후 첫산행 - 용인 문수산 - 2011년 9월 23일)

(↑최근산행 - 설악산 - 2013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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