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장난

한통의 전화 - 2013.08.04-08.10 본문

투병생활/2013

한통의 전화 - 2013.08.04-08.10

삼포친구 2013. 8. 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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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회사의 전화기에 처음보는 핸드폰번호가 뜬다.

직장에 있으면 이상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혹시나 해서 받으면 역시나 카드사나 불우이웃돕기 단체로..

아무생각없이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거나 바쁘다는 핑게를 대고 끊어야 한다.

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은 기분이 불쾌하다.

받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받아보기로 했다.


여자분의 목소린데.. 내 블로그를 보고 이름과 연락처를 알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

창원에 사시는 분인데.. 

8살짜리 딸 아이가 나와 같은 타입의 백혈병(M3)으로 투병중이라 한다.

이럴때는 신들의 장난이 생각이 난다.

신들이 장난치는 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어린아이까지 고통을 받게 할 수가 있는가..

답답해서 전화를 했다는데.. 

정말이지 얼마나 답답하고 절박했으면..

현재 공고치료 중이고.. 혈액수치가 오르지 않아서 걱정이라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간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의사도 아니고.. 같은 병이라도 증세는 사람에 따라 다른 것이고..

그래도 궁금하면 백혈병 관련 다음카페에 묻거나 답답하면 전화하라며.. 다음카페 이름과 핸드폰번호를 알려드렸다.

어린 딸이 발병을 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슬펐을까..

부모의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지금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그래도 어린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밝고.. 긍정적이고.. 생명의 에너지가 강하니.. 

병도 훨씬 잘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천만다행으로 M3 는 벼락맞은 로또라고 할 정도로 백혈병 중에서도 치료효과가 좋고..

골수이식을 하지 않고도 완치율이 높은 타입이라 하니 아무쪼록 잘 치료하고 빨리 완쾌되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