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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사노이드 - 2013.11.17-11.23 본문

투병생활/2013

베사노이드 - 2013.11.17-11.23

삼포친구 2013. 11. 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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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2012년 2월 15일부터 시작된 유지치료가 거의 끝나간다.

11월 16일부터 15일간의 유지치료 마지막 베사노이드 복용이 시작되었다.

발병한 지 2년 3개월..

그동안 복용한 베사노이드(Vesanoid)의 양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내 몸속에 누적된 양이 많은 지.. 아님 내 몸이 약해진 탓인지..

이번에는 베사노이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10일 이상은 지나야 몸에 반응이 나타나는 것 같았는데.. 

이제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고.. 입술이 마르고.. 입천정이 이상하고.. 얼굴에는 종기 같은 것이 생겨난다.

얼굴 피부가 벗겨지는 지 세수를 하면 따끔거린다.

이번 주에 친구들과 한라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혹시 몸 상태가 나빠지지는 않을 지 걱정이다.


베사노이드.. 그래도 고마운 약이다.

1995년 이후에 미국 FDA 승인을 받았으니 1995년 이전이었으면 이약은 써보지도 못하고 골수이식부터 했을텐데..

3개월에 15일씩 아침저녁으로 직경 1cm 쯤되는 알약을 4알씩 복용한다.

나는 이를 콩알이라 부른다.

햇빛에 반응한다 해서 햇빛을 가리는 검은 병에 담겨 있다.


빨리 올해가 지나갔으면 좋겠다.

아니.. 12월 15일이 지나갔으면 좋겠다.

12월 15일이 지나게 되면 1년간 쉬지 않고 자리를 지켰으니 푸짐한 연차가 생길 것이다.

건강한 몸도 아닌 항암치료를 하는 몸으로 6일의 휴가로 1년을 버텼다.

6일 중에서도 다가오는 12월 5일 정기검진까지 합치면 5일은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가는 데 사용하고..

단 1일만을 여름휴가로 사용했다.

주위에 아쉬운 소리를 하기 싫어 오기로 버텼다.


그러나 무리하지 말자. 

고민하지 말자.

오기를 부리지 말자.

몸에 원하는 대로 하자.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