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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2

생명의 시간 - 2012.03.18-03.24

by 삼포친구 2012.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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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설악산에서 눈천지를 보고와서 한동안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우울함이 찾아왔다.
갑자기 앞날의 희망이 사라지는 듯한 우울함..
본인이야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고통을 안고 가야할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발병한 후에 작은 일에도 눈물이 많아졌다.
아내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딸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경안천습지공원..
용인에서 발원한 경안천이 광주를 지나 남한강과 합쳐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봄은 아직 멀었고.. 갈색의 갈대가 무성한 황량한 모습이다.
1시간정도 산책을 하고..

다시 경기도자박물관으로.. 
무계획으로 찾았으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 박물관은 휴관일이고..
다행스럽게도 박물관 뒷편의 야산에 조각공원이 있다.
삼태기모양의 아늑한 야산에 조각공원이 있고..
조각공원을 감싸고 있는 양옆의 두 능선에는 백자봉과 청자봉이 있다.

조각공원에는 여러 조각품들이 야외의 자연과 어우러져 설치되어 있다.
앞쪽은 도자기 엑스포 조각공원이고..
뒷쪽은 스페인조각공원으로 스페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조각 문외한의 눈에 들어오는 몇개의 작품을 카메라에 담는다.

남는 게 시간이다.
내 의지대로 자유롭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이런 시간이 병마와 함께 주어진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건강한 상태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생명과 바꾸는 소중한 시간이다.
주어진 시간은 즐기는 게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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