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투병생활을 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흐른 만큼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오늘 친구와 카카오톡을 하는데.. 매일 뭐하느냐고 묻길래 먹고 자고 한다니까 상팔자라고 한다.
내가 쉬고 싶어서 쉬나? 속도 모르고..
하기야 몸이 건강했다면 이런 기회가 왔겠는가..
요즘 카카오톡의 채팅 재미에 푹 빠져있다.
아침 9시 조금 넘으면 카톡이 시작된다.
부지런한 친구가 5-6명의 고향 초등학교 친구들을 채팅방으로 초대한다.
농담도 하고.. 고향소식도 전하고..
빡빡 밀었던 머리카락도 어느정도 자라나서 며칠 더 지나면 빗으로 정리해야 될 판이다.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고통의 시간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헬스장 출입도 어느덧 익숙해져간다.
1시간정도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면 몸과 마음이 상쾌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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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아침식사후 청소로 본격적인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친구들과의 카톡도 하고..
12시가 되어 귀찮아하는 아내의 등을 떠밀며.. 오늘도 어김없이 아파트단지 내의 헬스장을 찾았다.
키작고 통통한 마누라의 뒤를 머리에 벙거지를 쓰고 마스크를 한 사내가 쫄랑쫄랑 따라가는 모습..
3자가 보기에 참 재미있어 보일것 같다.
1시간동안 운동을 하였다.
30분을 걷고.. 이중 10분 정도는 달리기를 하지만 힘에 부친다.
하기야.. 그동안 산에는 열심히 다녔지만 달리기는 한적이 없으니..
최근에는 근육운동까지 추가하였더니 가슴근육도 생기는 것 같고..
팔근육도 조금 생기는 것 같고..
그렇게 1시간정도 운동을 하면 신기하게도 헬스장에 들어올 때와 운동을 마쳤을 때 몸무게가 0.2-0.3kg 정도 줄어든다.
온몸이 땀에 흠뻑 졌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니 개운하다.
점심식사를 하고.. 운동으로 노근해진 몸.. 낮잠으로 휴식을 취한다.
다시 눈을 뜨니 5시.. 하루의 반이 지나가 버렸다.
잠시 엊그제 읽은 책의 독후감을 쓴다.
"일생에 한권 책을 써라"라는 책인데..
책을 써야하는 이유부터 어떻게 쓰고 어떻게 출판을 해야 하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나도 세상에 살다간 작은 흔적이라도 남기려면 일생에 한권 책을 써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렵게 생각하면 끝이 없고.. 쉽게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당장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저녁식사..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손발 저림현상은 여전하다.
혈액이 부족한 건지.. 혈액순환이 안되는 건지..
4월 5일..
오늘도 어김없이 운동을 하고..
고향 친구들과 카톡에 심취해 있는 사이에.. 이야기는 계속 발전하여..
오후에 분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이 얼마만의 만남인가..
설레인다.
아내에게 만남 이야기를 했다가 한마디로 거절당했다.
내가 밖에서 친구들과 만나면서 술을 마실 가능성도 있고..
불안해서 혼자는 못 내보내겠다는 것이다.
친구들과의 약속은 취소되고..
다시 한번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언제까지 마누라 허가가 필요한 건지..
나중에 회사에 복귀해서도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려 들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어쩌다 내 신세가 이모양 이꼴이 되었는지 한심하다.
우울해진다.
4월 11일에는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가 있다.
TV의 뉴스시간에는 연일 국회의원 후보들의 이야기로 넘쳐난다.
상대적인 상실감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내 나이 50을 바라보면서..
모아 놓은 재산도 별로 없고..
건강도 챙기지 못하고..
회사에서 눈에 띄는 승진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식농사를 잘 지은 것도 아니고..
발병하고 나서 마음을 비우기로 다짐을 했지만 벌써부터 지나온 세월에 대한 후회가 남는다.
앞날에 대한 희망은 더욱 줄어들고..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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