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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1

2차항암 - 2011.10.02-10.08

by 삼포친구 201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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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지금도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꿈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문어와 닮은 머리를 하고 있는 내모습이 아직도 어색하다.
밖에 조금 나가려고 해도 아내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상황..
처음엔 아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좋았으나..
지금은 또 다르다.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아내의 허락이나 아내의 의사와 동일해야 한다는 의미..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

어디 가자고 운을 뗏다가도 아내가 한마디 반대를 하면 마음이 상해서 다시 말을 꺼내지 않는다.
어차피 나야 항상 연휴지만.. 10월의 연휴를 그렇게 집안에서 보냈다.
용인 근처의 산에 갈까 하다가.. 편백나무 숲 산림욕을 할까 하다가.. 이천의 도자기전시회에 갈까 하다가..
모두가 허사가 되고..
그렇다고 집안에서 독서를 하기에는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냥 그렇게.. 아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이런 지루함과 싸워야 할 일도 많은데.. 내가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아내도 앞으로 쉴날이 1년이나 있는데.. 왜 그리 서두르냐고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앞으로 어떤일이 일어날지.. 건강을 더 잃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마음이 조급해진다.

10월 4일..

관해(Remission)라 불리는 1차항암은 혈액내 암세포를 제거하여 발병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치료라면..
공고(Consolidation)라 불리는 2,3,4차항암은 현미경에 나타나지 않는 여분의 암세포까지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8월 10일부터 시작된 1차항암은 성공적으로 끝이나고..8주만에2차항암이 시작되었다.

공고치료는 3차례에 걸쳐 4일, 4일, 2일간 외래로 집과 병원을 왔다갔다하며 항암제를 맞아야하며..
항암제를 맞는 중간에 4-6주간 휴식을 취한다.
오늘은 2차항암 그 첫번째날이다.
오후에 S병원에 도착하여 BMT 센타 주사실에서 5시간동안 항암제(자베도스)와 심장보호제, 진토제, 포도당주사를 맞았다.

자베도스는 1차 항암때보다 농도가 조금 낮은 것 같다.

- 자베도스주 5mg 11.48ml
- 중외5%포도당주사액 100ml

답답하다.

BMT 센타 채혈실은 환자들의 채혈만을 전문으로 하며..
BMT 센타 주사실은 입원하지 않고 외래로 오는 환자들의 주사만을 전담한다.
서울S병원은 혈액암과 관련된 전문화 병원이라 그런지.. 체계적으로 잘되어있는 것 같다.

치료일정이나 치료방법이 모두 체계적이다.
모든일이 톱니바퀴에 물려 돌아가듯이 착착 맞아서 돌아간다.

10월 5일..

어제는 오후에 병원에 가서 모든 주사를 다 맞고나니 끝나는 시간이 오후 7시..
오늘은 오전에 일찍 출발했다.
어제와 동일하게 환자복을 갈아입고.. 10시부터 15시까지 5시간동안 주사를 맞고..

2시에는 주치의 면담이 있어 면담을 했는데..
관해가 잘되어서 2차 항암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며.. 그동안 처방하지 않았던 항암약품도 다시 처방한다.

아침식후
- 푸루나졸정 150mg 1정 (항진균제)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급성전골수성백혈병 관해유도제)
- 알비스정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루리드정 150mg 1정 (감염예방약)
- 오리디핀정 5mg 1정 (혈압약)

점심식후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저녁식후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급성전골수성백혈병 관해유도제)
- 알비스정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루리드정 150mg 1정 (감염예방약)
- 오리디핀정 5mg 1정 (혈압약)

앞으로 15일간 베사노이드를 처방하겠다고 하니..
한달간은 쓴입맛에 먹을 것 제대로 못먹고 고생해야 할 것 같다.
짜증난다.
급하지 않게 치료만 받으면 된다지만.. 정말 희망이 있는 것인지..
머리카락은 언제나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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