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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1

시간은 흐른다. - 2011.08.21-08.27

by 삼포친구 2011.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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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간만에 서울이 화창한 날씨다.

이곳 서울S병원 20층은 조망권도 일품이다.
강남의 고층건물들과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산들이 오랫만에 시야에 들어온다.
몸만 건강했으면 어제나 오늘도 또 다른 산을 찾아 헤메이고 있겠지..
그날이 언제 다시 올지도 미지수다.

핸드폰으로 병원밖의 세상을 찍어 놓는다.




병원에 들어온 지 벌써 3번의 주말을 맞고 있다.

내인생에서 최악의 여름이 이제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항암치료가 시작된 지 10여일..
서서히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처음엔 딸꾹질이 시작되더니 메스꺼움, 식욕감퇴, 설사, 약한 몸살 등 다양하게 이어진다.

오전 회진때 주치의에게 물었다.
이제 회복단계냐고 했더니..
아직 10일정도는 더 항암치료가 필요하단다.
그리고.. 이 상태로만 쭉 갔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 속 뜻을 잘 모르겠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집에서는 아내가 며칠째 집안정리를 하고 있단다.
결혼하고 한번도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지 않은 물건들이 어찌나 많은지.. 
장모님과 처형까지 동원이 돼서 치우고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버린 물건만도 한트럭은 넘을 거란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뭘 그렇게 손에다 잡기만을 했는지.. 한번 손에 잡힌 것은 놓을 줄을 몰랐다.
지나고 보면 너무도 부질없는 짓인데..

점심식사후에

- 무스코타정 100mg 1정
- 가스모틴정 5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그리고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티로파정 100mg 1정

이 추가되었는데.. 장기능을 회복시켜주는 약이란다.

며칠째 금식중이다.

면회가 끝나고.. 눈물이 날 것같아 돌아가는 아내를 똑바로 쳐다 볼수가 없다.
마음이 울적해 진다.
마스크로 안대를 대신하고 안대속으로 또 눈물..
마음이 많이 약해졌다.
돌아가는 버스안에서 혼자 울면서 가는 것은 아닌지.. 보이지 않으니 알 수가 없다.
아내가 많이 고마우면서 한편으론 안쓰럽다.
겉으론 씩씩한 척 하지만 속으로 얼마나 고민이 많겠는가? 잠이나 제대로 자겠는가?

저녁식사후에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 싸이신정 5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가스모린정 5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세상에 독하다고 소문났을 약을 9 알갱이 씩이나 먹고있다.

또 하루가 깊어가고..
내키지는 않지만 억지로라도 잠을 청하려는데..
간호사가 오더니 혈소판 투여를 한단다.

그리고 그 전에 혈소판의 부작용을 방지하는 주사제를 하나 놓겠다는데..

주사제를 놓고 가자마자 갑자기 기침이 나고 호흡이 가빠진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다시 간호사를 부르고.. 몸에 심장박동기를 연결하고.. 몸의 상태를 살핀다.
다행이 몇분후에 몸이 적응을 했는지.. 안정을 되찾는다.
놀란 가슴에 잠이 확달아나고 좀처럼 다시 안정된 수면을 취하기가 힘들다.

8월 22일..

아침에 샤워를 하는데..
또 다른 항암제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피부가 벗겨지고.. 탈모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손가락, 손등, 손바닥의 피부가 들고 일어난다.
손이야 눈으로 보이니까 그렇다 치고.. 눈에 안보이는 곳은 어떨까?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니 이상할 것도 없다.

오후에는 레지던트가 오더니.. 어제까지만 해도 10일간의 항암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오늘은 혈액에서 암세포가 보이지 않는다며 백혈구 촉진제 주사를 처방하겠다고 한다.
무슨 뜬금없는 소린지..
그래서 베사노이드는 어떠냐고 물었더니.. 베사노이드는 계속 처방을 한단다.

베사노이드가 암세포만 파괴하고 백혈구는 파괴하지 않는다는 의미인가?
들려오는 소리로는..
서울S병원이 백혈병 치료로는 국내 최고의 병원이다 보니 환자들이 많이 몰리고 있는 모양이다.

오후 8시가 지나면서 잠깐씩 체온이 오른다.
37.3-6 정도로.. 체온계에서 일반 측정음이 아닌 경고음을 낸다.
약간 추위를 느끼기도 하고.. 불안하다.
간호사가 와서 감염여부를 검사해야 한다며 혈액과 소변을 받아간다.

촉진제를 주사하겠다며 간호사가 들어왔다.
계속 의문을 제기하자.. 오전에 중성구 수치가 860 이었다며 그정도 수치에는 촉진제를 주사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촉진제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촉진제가 골수에 작용하므로 뼈마디에 통증이 올 수 있단다.
간호사를 믿고 팔뚝을 내민다.

자꾸 의심하면 안되는데.. 병원과 의료진을 믿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내가 너무 절박하다.

8월 23일..

날씨가 무척 쾌청하다.

간밤에 체온이 조금 올라 걱정했으나 잘 잤다.

아침식사전에..
- 란스톤 30mg 1정

아침식사후에..
- 티로파정 100mg 1정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가스모틴정 5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 싸이신정 500mg (음식상호작용확인)
- 푸루나졸캡슐 50mg 2정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오전에는 전문의가 와서 중심정맥관의 관을 교체하고 주변 소독을 하였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얘기했더니.. 속에 이물질(?)이 있다며 짜고간다.

10시 30분부터는 환자들을 위한 희망나누기 모임이 있었다.
간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암을 극복한 사례로 사이클영웅인(사실 처음 알았다.) 암스트롱의 일대기를 잠깐 보여주고..
우리도 희망을 갖고 암을 이겨보자는 의미였다.

뭐 거기까지는 좋았다.

나중에 토론시간이 잠깐 있었는데.. 내가 건의사항이 있다며 불을 지폈다.
이곳이 무균실인지 어떻게 아느냐?
열심히 손소독하고 바닥에 락스청소하면 모두 무균실이 되는 것이냐?
최소한 무균실의 설계개념과 공기중의 균의농도나 먼지농도 등 무균실의 기준이 되는 값들의 측정값 정도는 무균실 내부에 환자들이 알 수 있도록 게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간호사들은 당황하고..
계통이 어려워서 환자들이 모른다는 둥 이상한 소리를 해댄다.
사실 며칠째 센타장님의 회진시간을 기다렸는데.. 이번주는 회진을 돌지 않는다.
병원측 반응이 어떻게 나올 지 궁금하다.

점심식사후에..
- 티로파정 100mg 1정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오후에 아내가 와서 면회를 하고..
혈장을 수혈하고.. 촉진제를 맞았다.
오후만 되면 체온이 조금씩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아침부터 금식을 끊고 죽을 먹는데.. 설사는 계속해서 호전될 기미가 안보인다.

주치의(Lee K.S.)가 와서 잘되고 있으니 1주일만 지켜보자고 한다.
촉진제를 처방하고 그놈이 치고 올라온다는 것이다.
깜짝 놀라서 "그놈이 암세포를 의미하느냐"고 물었더니..
내 혈액에서는 이미 암세포가 제거되어 현미경 상으로 암세포가 보이지 않으며 그놈은 혈소판이라고 했다.
하여튼 저인간이 가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저녁식사가 왔는데..
몸이 으시시하며 기력이 없어 먹고싶은 생각이없다.
식사를 받아놓고 1시간동안 잠을 잔후에 다시 먹는다.

저녁식사후에..
- 티로파정 100mg 1정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 싸이신정 500mg (음식상호작용확인)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오후 7시에 혈소판 투여.. 이곳 무균실은 전쟁터와 똑같다.
이쪽에서 병력이 부족하면 이쪽을 지원하고..
저쪽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저쪽 문제를 해결하고..

밤늦게 혈장을 또 투여한단다.

8월 24일..

3일째 촉진제를 투여하고 있다.
그런데 백혈구 수치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백혈구수치가 낮아진 때문인가 하루종일 38.0C 를 오르내리는 고열로 오한과 어지러움에 시달린다.
그 와중에 부족한 혈액(혈장(2), 적혈구(2))을 보충한다.
이거 뭐 드라큐라도 아니고..

백혈구는 수혈이 안되냐고 물었더니..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백혈구는 수혈을 하지 않는단다.

어제, 오늘 죽을 먹어 보았으나 설사가 멈추지 않아서 다시 금식에 들어간다.
고열은 오후 9시가 되면서 땀이 조금씩 나면서 내린다.

드디어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다.

된장..

8월 25일..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지나고 나면 빨리 간다는 느낌이다.

새벽에 대형사고 한번 쳤다.
설사 중인 사실을 망각하고 마음놓고 시원하게 작은 것(소변) 한번 보려다..
큰 것(대변)이 나와버린 것이다.
기억력 감퇴도 부작용인가?
몸이 피곤하다보니 정신은 몽롱해지고.. 사사로운 것은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난망할데가..
다행이 새벽시간이라 대부분 환자들은 자고 있고.. 내 자리는 화장실에서 이동거리가 가장 짧으니..

환자복 하의와 팬티를 벗고.. 샤워를 하고..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난뒤에.. 비상사태는 정상화 되었다.
잘먹고 잘 배설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오늘부터 다시 금식에 들어간다.

오전, 오후 내내 고열에 시달린다.
이제는 38도를 넘어서 39도까지 오른다.
몸은 으실으실 떨리고.. 자력으로 버틸 수 있나 시험한 것 같은 데..

결국은 일주일간 항생제 투여가 결정된다.
- 아이비글로브린에스주 5000mg 1000mg

항생제 종류도 참 가지가지다.
그리고 효과도 만점이다.
금새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며 몽롱한 정신이 돌아오고 열이 내린다.

그리고, 오늘부터 일주일간 면역제도 투여를 한단다.
결국은 퇴원은 빨라야 일주일이후라는 얘기다.

회복기인데.. 혈액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오늘까지 4번의 촉진제를 맞았으나 아직도 혈액수치는 계속 내려가고..

오늘도 혈장(2회)과 혈소판(1회)를 수혈하다.

8월 26일..

아침에 일어나보니 침대시트가 흥건하게 젖어 있다.
간밤에 고열과 얼마나 치열한 전투를 벌였는지..
체온은 36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설사만 어떻게 정상으로 돌아오면 될거 같은데..
장에서는 계속 설사가 요동을 친다.
설사가 멈추지 않는 이유가 장내부에 균들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계속되는 설사를 멈추기 위해서 금일부터 항진균제인 푸루나졸캡슐 대신에 주사제(푸르조나주?)를 쓰겠다고 한다.
아무래도 더 독한 약이겠지..

촉진제를 주사함에도 혈액수치가 오르지 않아 오늘 주치의(Lee K.S.)에게 물으니..
정상수치까지 오르려면 앞으로 2-3주는 더 기다려야 한단다.
그렇다면 그때까지 기다려야 퇴원을 할 수 있다는 얘긴가?
답답하다. 하지만.. 그래 기다리자..
예전에 많이 쓰던말..
세월이 좀먹나? 지구가 녹쓰나?
중요한 건 내가 살아남는 것이다.

백혈구와 중성구수치가 100단위로 내려가다 보니 병실내에서도 마스크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
무균병동 어디에도 공기중 균이나 먼지농도를 알려주는 알림판이 없으니 답답하다.
균이나 먼지농도의 주기적인 측정치만 게시를 해도 불안감이 많이 사라질텐데..
환자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건의를 해 보아야겠다.

10시 30분에 담당교수(Kim H.J.) 회진때는 1주일만 잘 버티면 된단다.
도대체 누구말을 믿으라는 것인지..
여러종류의 항생제가 동시에 들어가는데..
동일한 작은 크기의 포도당액 병에 넣어 주사를 하므로 무엇인지 알수가 없다.

오늘도 혈장(2개)와 적혈구(2개)를 수혈받았다.
간호사에게 촉진제를 맞으면서도 계속 수혈하는 이유를 물으니..
골수의 조혈기능이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해서 몸에 필요한 양보다 생성량이 적기 때문이란다.

수혈과 다른 약제 및 포도당을 동시에 투여하려니.. 관이 부족하단다.
혈액은 다른 주사액과 같은 관으로 수혈해서도 안된다며 혈관에 다시 주사바늘을 꽂는다.
된장.. 주사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나마 중심정맥관 삽입을 했으니 다행이지..
하루에도 몇번씩의 혈액검사, 항암제, 포도당, 영양제, 항생제 등을 말초혈관이 감당했거나 계속해서 혈관을 찔러대야 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110대를 유지하던 혈압이 150까지 오른다.
간호사는 베게를 조금 높게하고 잠을 자라고 한다.

오늘은 아버님 제사날이다.
내가 중학교 1학년때인 1977년도에 고혈압으로 50의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다.
집안에 고혈압 내력이 있어서 50대에 작은아버지도 돌아가셨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장수하셨고.. 어머님도 장수하시는 편이고..
그래서 가족들은 50대에 고혈압만 잘 넘기면 장수할 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어느새 내가 아버지 나이에 다가와 있다.

고혈압은 잘 잡고 있는데..
갑자기 백혈병이라는 더러운 병이 찾아와서 이렇게 불효를 저지르고 있다.
하늘나라에서 이해해 주시겠지..

뒤돌아보지 않고 오는 사이에 이렇게 시간이 흘러버린 것이다.
하기야 그 당시 14살의 소년이 19살의 딸을 키우고 있으니..

인생의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이번 사건이 절망적이기는 하나..
인생의 재설계를 할수 있는 기회라는 측면으로 보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8월 27일..

새벽 1시 30분..
주사액걸이대에 뭐가 잔뜩 매달려있다.

세어보니 4개..
우유빛의 영양제 1개, 노란색 포도당 1개, 푸르나졸캡슐 대신에 사용한다는 푸르조나주(?)(항균제) 주사액..
나머지는 식염수병인지 포도당병인지에 담긴 뭔지 모를 1개..
동시에 여러가지가 투입돼서 그런지.. 가슴이 조금 답답한 느낌이 있다.

어제 늦게 추가한 혈관주사관은 혈장수혈후 제거한다고 하더니 제거하지 않고 계속 유지하고 있다.
화장실을 가야는데.. 오른손목에 설치를 했으니 불편해서 자꾸 미루게 된다.
새벽 5시까지 참다가 화장실을 간다.
뒷처리는 왼손으로.. 충분히 해낼수 있다.
또 하나 생긴 요령은 "소변수집통이 없을 때 소변량 계산하기"로 긴호흡 한번에 소변량은 60ml(작은크기의 커피잔) 정도다.

고열은 항생제로 잡혔는데.. 수혈을 많이 받아서인지 이제는 혈압이 오른다.
110대를 오가던 혈압이 새벽에는 150-160대를 오간다.
산봉우리 하나 넘어가면 다음 봉우리가 나타나고.. 또 다음 봉우리가 나타나고.. 어디가 끝인지..
지도없이 날머리가 어디인지 모른 채 정처없이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 모습이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날머리가 있겠지.. 그것도 가까운 곳에..


모든 것이 폐쇄된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교도소생활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물론 그 보다야 훨씬 낳겠지만..
잠 자다가, TV 보다가, 책 보다가, 인터넷 하다가, 컴퓨터게임 하다가, 그마저도 심심하면 핸드폰게임도 하다가..
또 다시 자고..
정신이 몽롱하여 책은 거의 보지 않는다.

오늘도 날씨는 쾌청하다.
벌써 추석을 앞두고 벌초행렬로 전국을 향한 고속도로가 막힌다는 뉴스다.
고향에서는 이미 형님하고 동생이 벌초를 모두 끝냈다고 하고..
나는 아무것도 한일이 없다.
추석때 고향이나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내는 감염예방 차원에서 절대로 가면 안된다고 우기는데..

금식중이니 식전식후를 따질 일이 없지만..

아침식전에..
- 란스톤 30mg 1정

아침식사후에..
- 티로파정 100mg 1정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 오로디핀정 5mg 1정 (혈압약)

점심때 혈액수치를 받아보지만 수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몸에서 소비되는 혈액보다 생성되는 것이 부족하다는 이야긴데..
내 골수는 언제 정상화 돼서 혈액공장의 역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골수가 빨리 잠에서 깨어나길 기대한다.

12시 30분에.. 혈장 1개..

점심식사후에..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 티로파정 100mg 1정

14시 30분에.. 면역제로..
- 아이비글로부린에스주 5000ml 100ml (증류수 희석)

16시 30분에.. 혈액촉진제 주사

저녁식사후에..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 후라시닐정 250mg 2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포리부틴정 100mg 1정
- 티로파정 100mg 1정

18시 30분에.. 다시 혈장 1개..

추가로 설치한 혈관 주사관은 아프다고 엄살을 피웠더니 바로 제거해 준다.
그리고 중심정맥관으로 수혈을 하고.. 주사액을 투여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19시 50분에.. 혈소판 1개..

혈액을 먹고 산다.

21시 30분에.. 지혈제..
- DWMRP 1000ml ?? ml

22시 30분에.. 항진균제..
- 푸르조나주

도대체 몇시가 지나야 오늘의 주사제 투여가 끝이나는지..

우선순위에 밀린 영양제와 포도당액은 투여되지도 못하고 몇시간째 주사액걸이대에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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