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장난

정기검사 - 2014.08.10-08.16 본문

투병생활/2014

정기검사 - 2014.08.10-08.16

삼포친구 2014. 8. 1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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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30년만에 교황님이 이땅을 찾으시는 날이다.

30년전에 교황님이 오셨을 때는 대학생활 1달여밖에 되지않은 새내기로..

대학생활 열심히 하겠다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중에..

교황님 방문덕에 부족한 치안유지 병력을 메우기 위해 학생방범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때만해도 꿈많은 청년이었는데..

 

지금.. 내게는 3개월 만에 다시 찾아온 정기검사일이다.

전날부터 회사에서 혈압체크를 했다.

110을 조금 상회하는 환상적인 값이다.

물론 혈압약을 2종류씩이나 먹고 있으니 환상적이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것이다.


병원에 도착한다.

이제는 채혈조차도 하기 싫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채혈을 하고..

5분간 지혈이 되길 기다리고.. BMT 센타에 접수를 하고..

혈압체크를 한다.

전날의 음주가 혹시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는데.. 다행히 혈압은 환상적이다.

사실 요즘 거의 매일 음주를 한다.

막걸리로 한정하여.. 막걸리는 술이 아니라 음식이라고 자위하며 마신다.


1시간을 기다려 주치의를 만난다.

혈압도 좋고.. 혈액도 깨끗하단다.

"너무 열심히 일을 하지 말라.. 항상 무리하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발병후 지금껏 복용했던 무코스타를 처방전에서 빼버린다.


혈압만 잘 관리하면 되는데..


이제 발병한지 만 3년이 지나고 있다.

3년전에 갑자기 찾아온 병 때문에 내 인생의 모든 것이 바뀌어 버렸다.

직장생활도 휴직후 다시 복귀했으나.. 예전의 적극적이던 생활은 사라지고..

5시 30분이 되기를 기다려 칼퇴근하고.. 나와 관련되지 않은 일에 굳이 나서지 않고..

설사 나와 관련된 일이라고 하여도 소극적이고 먼발치에 떨어져서 대하게 된다.

상대방들도 나의 적극성을 바라지 않는 모습이다.


병이 바꿔놓은 내 생활.. 

이제 다짐이 필요하다.

더 이상 병에 얽매이지 말자.. 방황하지 말자.. 지금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