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펑펑 눈이 내린다.
2011년 8월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간다.
정말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을 보았다.
손톱, 발톱, 손바닥, 발바닥에는 항암의 후유증이 남아 있지만..4차항암까지를 무사히 마치고 회복단계에 있다.
빠르면 빠르고.. 지루하면 지루하고.. 6개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질병 치료를 위한 휴직계를 제출하고..
한달 여를 서울S병원 무균실에서 1차항암 치료를 하고..
그동안 계절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해가 바뀌었고..
추석이 지나고.. 구정이 지나고..
2, 3, 4차항암 치료를 하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혈액수치가 올랐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나 뿐만이 아니라 아내와 딸까지 사회와 거의 격리된 채 생활을 하고 있다.
건강했을 때는 잊고 살았던..
앞으로 10년간의 회사생활과 퇴직후의 노년생활에 대한 고민도 생겼다.
가끔 우울하기도 하지만 잘 참아내고 있다.
이제 항암은 거의 끝나가고.. 2년여의 유지관리가 남아있다.
처음 백혈병 진단을 받았을 때의 절망은 6개월이 지난 지금 희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내가 조급해 한다고 빨리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다시 건강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강한 믿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2월 1일..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혈액수치가 거의 정상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담당교수님은 이제 2주정도 쉬고.. 유지요법에 들어가자고 하신다.
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6개월간의 항암치료를 지나고..
이제 직접적인 항암은 끝났으나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멀다.
올해의 삶의 방향을 새롭게 정했다.
"산을 오르듯이 천천히 가자" 이다.
산을 오르듯이 천천히 하루 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어느새 암으로부터 자유로워진 내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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