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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1

몸상태 좋고 (2차항암 종료) - 2011.11.13-11.19

by 삼포친구 201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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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일..

요즘은 내가 암환자 맞나?? 생각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얼굴에 살도 좀 붙었고.. 몸무게도 2-3kg 늘어났다.
어디 조금 높은 산이라도 오르고 싶은데..
아내가 말리니 그럴수도 없고..

기회를 엿보다가.. 오늘 그 기회가 왔다.

아내는 처갓집으로 김장을 하러 간다하고.. 집에 있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약속을 어기고 산으로..
와우정사 뒤의 은이산과 칠봉산을 찾는다.

나즈막한 산으로 낙엽쌓인 능선길이 걷기에 좋다.

혼자서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니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

이 약발이 일주일은 가겠지??



11월 16일..

2주만에 외래진료를 받는 날..
변함없이 혈액검사를 하는데..
매주 주사바늘로 찔러대니 혈관이 알아 차리고 혈액검사가 있는 날이면 숨어서 나오질 않는다.
오른쪽 팔을 내밀었으나.. 보이지 않는다며 왼쪽 팔을 요구한다.
왼쪽 팔에서 간신히 채혈을 마친다.

담당교수와의 면담시간..
다른 곳은 다 괜찮은데.. 간수치가 조금 올랐단다.
그리고 다음주부터 골수검사와 동시에 3차항암을 시작하자고 한다.
고열이 나면 어쩌냐고 물으니 여전히 당연하다는 듯이 병원에 오면 된단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이 한번 고열로 입원한 환자는 다음번에도 입원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단단히 각오를 하라는 이야긴데..
그러다가 잘못되면? 책임은 누가지나?
의사들의 자신감인지.. 용기인지.. 정말 M3는 이렇게 다루어도 되는건지..
다시 또 긴장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우선은 남아있는 시간동안 몸 관리를 잘하고 3차항암을 이겨내야 겠다.

이번주 처방..

아침식후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알비스정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오로디핀정 5mg 1정 (혈압약)

점심식후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저녁식후
- 무코스타정 100mg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 알비스정 1정 (항역류제, 항궤양제)

11월 18일..

3차 항암을 앞두고 마음이 조금씩 불안해 지는 것을 어쩔수 없다.
오늘은 아내에게 주말에 고향에 가고싶다고 했다.
물론 아내는 안된다고 했고.. 왜 그렇게 가고싶냐고 되묻는다.
3차 항암 중에 혹시 안좋은 일이 발생할 수도 있고.. 말끝을 흐리는데..
그 다음부터 아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내가 알만도 하다.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 내가 가끔 마음 약한 소리를 하니 기분이 안좋은 모양이다.
내가 너무 나약한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 후회하지만 이미 말은 입밖으로 나온 상태이고..
모른 체하고 그냥 하루를 넘긴다.
그러나 이건 솔직한 내 심정이다.
지금은 몸상태가 좋지만.. 항암 중에 안좋은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2차항암 혈액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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