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오늘 직장 복귀를 위한 결재를 올렸다.
10월 10일이 복귀예정일로 아직 한참 남았지만.. 중간에 추석연휴도 끼어있고 해서 서둘렀다.
작년 8월초부터 시작해서 무려 14개월 10일만의 복귀이다.
기쁜일이다.
작년 8월 처음 발병했을 때는 그야말로 절망이었다.
오늘이 오리라곤 상상조차할 수없는 상황이었다.
하늘이 도왔는지.. 내가 운명을 잘 타고 났는지..
14개월을 잘 넘기고 건강해져서 복귀를 한다.
그러나, 마음은 착잡하다.
당장 복귀하고 일주일후에는 골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은 아직도 완치가 아니고 치료중이다.
단지 상태가 호전되었을 뿐이다.
그동안 애써 병을 잊어보려고 여행을 하면서 마음도 비우고.. 산행을 하면서 체력도 쌓고..
그러나 제자리로 돌아와 보면 마음 약한 환자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놀며 지내는 백수생활에도 익숙해져서 솔직히 회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그리 절실하지는 않다.
경제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골에서 조그만 과수원 농사를 하면서 일생을 보내고 싶은 생각이다.
일단 돌아가자.
일단 회사로 돌아가서 그 다음을 생각하자.
정년퇴직까지 가려면 아직도 10여년은 회사생활을 해야한다.
그 긴 세월을 직장이라는 곳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잘 버티어낼 자신이 없다.
주변에서는 대충 어영부영하며 직장생활을 하라고 충고를 하지만..
자존심이 그것을 허락할 지도 의문이다.
회사에 나가서 열심히 근무하다 보면 환자도 잊고 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내가 염려하는 것은 불필요한 걱정이 아닐까..
직장 복귀가 제대로 하는 선택인지는 나중에 세월이 말해줄 것이다.
앞날을 내다볼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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