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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2

용서 - 2012.11.04-11.10

by 삼포친구 2012. 1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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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큰 병을 경험하고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나머지 생을 용서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고 다짐한다.

나도 그랬다.

누군가 내게 건강을 되찾고 돌아온 소감을 물어오면..

기쁜 마음과 함께 앞으로는 욕심 부리지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살아가겠다고 얘기했다.


Thanksgiving..

추수감사절이 생각난다.

앞의 Thanks 는 감사한다는 의미인 것 같고.. 

뒤의 Giving 은 Forgiving 에서 온 말로 용서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Thanksgiving 은 감사하고 용서한다는 의미로 내가 앞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방향과 같다.


무엇을 감사하고 무엇을 용서하나..

감사해야 할 것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고..

용서해야 할 것들은 많이 떠오른다.


마음속에서는 모두를 용서해야 한다고 하는데..

환자가 죄인인가? 아니면 성인인가?

어떻게 쉽게 용서할 수가 있는가?

그들의 얼굴을 마주치면 그때의 기억이 다시 떠올라서 괴롭다. 


그러나, 그 용서가 그들을 위한 용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용서라면 빨리 용서하자..


11월 10일..


직장에 복귀한 지 한달이 지나간다.

이렇게 한달이 지나고 또 다시 한달이 지나다보면 해가 바뀌고..

다시 1년이 지나겠지..

병을 얻고 15개월이 지나간 것도 이렇게 하루 하루 한달 한달이 모여서 지나갔다.

정년퇴직까지는 10여년이 남아있다.

예전 같았으면 당연히 그 기간을 다 채우고 정년퇴직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남아있는 10여년에 대한 자신이 없다. 믿음도 없다.


1년후에 그만둘지.. 2년후에 그만둘지.. 아니면 3개월후에 그만둘지..

나조차도 알 수가 없다.

1년, 2년이 쌓여서 10여년의 남은 기간을 다 채우고 정년퇴직을 하게될지..

이 또한 알 수가 없다.

대안이 빠르면 빠를수록 직장을 그만두는 시기도 빨라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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