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엇을 먹는지 말해 준다면 네가 누구인지 알아맞히겠다.”
19세기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미식가인 장 브리야 사바랭이 한 말이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까지도 규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근대 이후 우리의 식탁은 풍요로워졌지만 영양 과잉과 불균형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현대병에 시달리고 있는 요즘, 우리 몸을 이루는 근본인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려한 식탁에 대한 성찰과 함께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에 대해 물음표를 달기 시작한 것이다. 밥상 뒤집기, 정직한 밥상, 소박한 밥상 등 요즘 세간에 회자되고 있는 밥상 대안론들이 그 결과물이다.
이들이 공히 주장하는 것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제철식품을 먹어라, 신토불이 농산물을 이용해라, 식품첨가물이 든 가공식품은 피해라, 자극적으로 먹지 마라, 채식 위주로 해라…. 여기에 먹을거리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감사하며 먹기도 빠지지 않는 강조점 중의 하나다.
올바른 식생활에 대해 눈을 뜬 후 소신과 신념을 철저히 밥상 위에 펼쳐 보이는 실천가들도 많다. 귀농해 아담한 한정식집 ‘미당’을 꾸리고 있는 윤혜신씨(45·충남 당진군 합덕읍 석우리)도 그중 한명이다.
결혼하던 1980년대 후반부터 들·산·바다가 공존하는 마음 편한 땅으로의 귀농을 꿈꾸던 윤씨 부부는 6년 전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금의 터전으로 들어와 식당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