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장난

연말 - 2011.12.18-12.24 본문

투병생활/2011

연말 - 2011.12.18-12.24

삼포친구 2011. 12. 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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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갑작스런 김정일 사망 뉴스로 하루종일 시끄러웠다.
100년, 1000년 계속될 것 같던 독재자의 최후는 너무나 간단하다.
불치병에 걸려서 고생도 하고 해야 하는데.. 너무나 깨끗한 죽음이다.
사실은 12월 17일날 사망한 것을 2일이 지난 후에야 발표한다는 것이다.

12월 20일..

악몽같은 2011년도 이제 10일 남겨놓고 있다.
3차항암 4주차 외래일..
혈액수치들이 대부분 정상범위 안으로 들어왔지만..
탈모와 피부 건조 및 벗겨짐 등의 부작용은 여전하다.
오히려 1,2차항암 보다도 더 심한 느낌이다.

담당교수는 2주후(2012.01.03)부터 골수검사를 하고 4차항암을 시작하자고 한다.
몸이 정상상태로 회복을 했으니 더 늦춰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몸이 회복되어 쉴 시간도 주지 않는 느낌이다.
환자보다 의사가 더 서두른다.
좋아해야 하는지.. 걱정해야 하는지..

오후에는 부서와 팀에서 주는 선물이라며 후배가 선물을 가져왔다.
부서에서는 항암치료 잘하고 빨리 일어나라고 오뚜기를..
팀에서는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고 목도리와 가죽장갑을..
모두들 잊고 있는 줄 알았는데.. 선물을 보내는 것을 보니 아직은 잊혀지지 않은 모양이다.

장난삼아 오뚜기를 넘어뜨렸는데..
이런 어떤 방향에서는 일어나지를 못하고 그냥 누워있다.
내가 너무 짓궂었나?

12월 23일..

나는 환자니 밖에는 나갈 생각도 못하고..

딸은 수능을 마치고 일주일에 두어번만 학교에 가고..
아내는 가능한 바깥외출을 자제하고..
그러다보니 세식구가 모두 집안에서 뒹굴거린다.
아무런 하는 일없이 이렇게 세식구가 장기간동안 함께 집안에서 뒹굴거리기는 처음이다.

입술과 손바닥이 계속 벗겨진다.
지난번 담당교수에게 물었더니.. 3차항암 영향도 있지만 1,2차항암의 누적효과도 함께 나타나서 증상이 더 심할 수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