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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106

몸상태 좋고 (2차항암 종료) - 2011.11.13-11.19 11월 13일.. 요즘은 내가 암환자 맞나?? 생각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얼굴에 살도 좀 붙었고.. 몸무게도 2-3kg 늘어났다. 어디 조금 높은 산이라도 오르고 싶은데.. 아내가 말리니 그럴수도 없고.. 기회를 엿보다가.. 오늘 그 기회가 왔다. 아내는 처갓집으로 김장을 하러 간다하고.. 집에 있겠다고 약속을 했지만.. 약속을 어기고 산으로.. 와우정사 뒤의 은이산과 칠봉산을 찾는다. 나즈막한 산으로 낙엽쌓인 능선길이 걷기에 좋다. 혼자서 걸으며 가을을 만끽하니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 이 약발이 일주일은 가겠지?? 11월 16일.. 2주만에 외래진료를 받는 날.. 변함없이 혈액검사를 하는데.. 매주 주사바늘로 찔러대니 혈관이 알아 차리고 혈액검사가 있는 날이면 숨어서 나오질 않는다. 오른쪽 팔을 .. 2011. 11. 16.
단풍나들이 - 2011.10.30-11.05 10월 30일.. 가을단풍이 한창이다. 평소 같았으면 이산 저산을 누비며 가을단풍을 즐기고 있을텐데.. 집안에 만 있기에 답답한 마음에 가까운 호암미술관으로 단풍나들이를 떠난다. 울긋불긋 단풍이 절정인데.. 모처럼 바깥바람을 쐬니 좀 살것 같다. 10월 31일.. 내친김에 아내를 설득해서.. 수종사와 두물머리를 찾는다. 몸 상태가 조금 좋아졌다고 너무 나대는 것 아닌가.. 수종사 오름길 중간에 애마를 세우고 땀이 조금 날 정도의 산행을 한다.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가 시원하다. 수종사 해탈문 앞에 오래된 은행나무가 단풍으로 물든 노란잎을 자랑하고 있다. 은행나무의 생명력이 부럽다. 마음속으로 생명의 기를 얻어간다. 날이 어두워질 무렵 두물머리를 찾는다. 연잎은 이미 시들어 버리고.. 스산하기까지 .. 2011. 11. 2.
무사히 퇴원 - 2011.10.23-10.29 10월 24일.. 응급실에 온 지도 며칠이 지났지만.. 일반병실에 여유가 없어 계속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내릴것 같지 않던 열도 조금씩 내리고.. 며칠동안의 촉진제 때문인지 혈액수치도 정상근처까지 올라왔다. 오전에 주치의는 퇴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동안 응급실에서 답답했는데.. 근데 담당교수가 이상한 말을 한다. 이상한 균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감염내과에서 며칠 더 항생제를 투여하며 균을 잡겠다고 한다. 이런.. 답답한 노릇이 있나? 10월 27일.. 항생제가 잘 먹혔는지.. 걱정했던 세균도 어느정도 치유가 된 모양이다. 드디어 퇴원처방이 이루어졌다. 꼬박 8일만에 퇴원이다. 그나마 또 다른 얘기가 안 나오니 다행이다. 또 다른 검사를 하자든지.. 더 두고 보자든지.. 하는 이야기가 나.. 2011. 10. 29.
응급실로.. - 2011.10.16-10.22 10월 19일..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혈액검사하고.. 점심식사하고.. 담당교수를 만난다. 항암제 영향으로 혈액수치가 많이 떨어졌다며 위생관리에 주의할 것을 요청한다. 백혈구 1,080(개/mm3), 혈소판 5,000(개/mm3), 중성구 30(개/mm3).. 면역력이 거의 바닥인 상태이다. 혈액촉진제를 맞고.. 혈소판 수혈을 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별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오후 9시경이 되어서 갑자기 온몸이 떨리며 고열에 시달린다. 면역력이 바닥인데.. 두려움이 밀려온다. 이러다 좀 나아지겠지하며 참는데 열은 내릴 기미가 없다. 당장 응급실로 가야하나.. 병원에 전화해서 일단 해열제로 열을 낮추고 다음날까지 열이 내리지 않으면 응급실을 찾기로 한다. 10월 2.. 2011. 10. 28.
휴직계를 제출하고 - 2011.10.09-10.15 10월 10일.. 2개월간의 병가기간이 10월 9일까지로 끝났다. 이를 예상하여 10월 5일자로 질병으로 인한 1년간의 휴직계를 올렸다. 기안에 결재하는 결재자만도 16명이다. 뭐가 이렇게 복잡한지.. 10월 10일전에는 결재가 나야 하는데.. 중간에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하고 나면 3일밖에 없다. 아침에 확인을 해보니 결재가 된것이 절반정도이고 나머지는 아직도 대기상태로 나타난다. 미결인 결재자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오늘까지 조속히 결재를 해 달라고.. 결국 업무종료를 1시간 남겨둔 오후 4시에 결재가 완료되었다. 그리고 오후 5시가 조금 넘어서 1년간의 질병휴직에 대한 인사발령이 났다. 이제부터 1년동안 회사는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다. 1년동안 내 몸이 백혈병과 싸워서 이기면 복직할 수 있을 것이고.... 2011. 10. 28.
2차항암 - 2011.10.02-10.08 10월 3일.. 지금도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꿈과 같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비친 문어와 닮은 머리를 하고 있는 내모습이 아직도 어색하다. 밖에 조금 나가려고 해도 아내의 허락을 얻어야 하는 상황.. 처음엔 아내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다는 사실이 좋았으나.. 지금은 또 다르다.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아내의 허락이나 아내의 의사와 동일해야 한다는 의미..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 어디 가자고 운을 뗏다가도 아내가 한마디 반대를 하면 마음이 상해서 다시 말을 꺼내지 않는다. 어차피 나야 항상 연휴지만.. 10월의 연휴를 그렇게 집안에서 보냈다. 용인 근처의 산에 갈까 하다가.. 편백나무 숲 산림욕을 할까 하다가.. 이천의 도자기전시회에 갈까 하다가.. .. 2011. 10. 5.
퇴원 3주 (1차항암 종료) - 2011.09.25-10.01 9월 28일.. 퇴원 3주째.. 외래로 서울S병원을 찾는다. 지난주의 골수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이다. 그동안 아내가 차를 몰아 서울S병원까지 갔었으나.. 오늘은 직접 차를 몰고 간다. 특별한 검사가 예약되어 있지 않으므로 혈액검사 만을 하고.. 진료시간을 기다린다. 면담시간.. 다음주에 공고 1차(2차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골수검사 중 유전자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단다. 혈액검사상으로는 1차항암후 관해가 잘된 것으로 판단이 되는데.. 유전자검사 결과를 보아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단다. 그러면서도 담당교수는 그냥 다음주부터 2차항암을 시작하자고 한다. 2차항암은 4일간 외래로 병원에 와서 항암제를 투여하고.. 집에서 항암제의 부작용과 싸워야 한다. 그 부작용이라는 것이 몸에 두두러기 돋.. 2011. 10. 1.
퇴원 2주 - 2011.09.18-09.24 9월 20일.. 퇴원하고 2주가 되었다. 퇴원 전에는 병원에 격리된 생활을 했으나.. 퇴원 후에는 집안에 격리된 생활을 한다.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마땅한 할거리를 찾지못해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지루함을 달래고자.. 한택식물원도 가고.. 민속촌도 가고.. 오늘은 카메라를 메고.. 자전거를 타고.. 경안천 자전거도로로 나갔다. 몇년전부터 노천주차장을 없애고..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공사를 하더니.. 자전거도로를 잘 가꾸어 놓았다. 가을날씨로 바람도 시원하고 모처럼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내일은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골수검사와 혈액검사가 예약되어 있다. 벌써부터 골수검사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온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검사라지만.. 주사바늘이 뼈를 뚫고 들어갈때의 그 느낌이 너무 싫다. 지.. 2011. 9. 22.
집안생활도 지루하다. - 2011.09.11-09.17 9월 11일.. 퇴원후 1주일이 지나간다. 3일은 운동삼아 뒷산에도 오르고 했지만.. 이 마저 서서히 흥미를 잃어간다. 어제, 오늘은 날씨가 흐린 탓으로 뒷산에 오르는 것을 생략하였다. 집안에 갖혀서 생활하는 것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1년간은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데.. 시간은 남고.. 할일은 없고.. 내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니 무엇을 결정해서 추진력있게 밀고 나갈수도 없다. 내일이 추석인데.. 고향에도 내려가지 못하고 방안에 죽치고 있다. 이참에 노후의 전원생활을 위한 준비를 해 볼까도 생각 중이다. 전원생활을 하게되면 어디로 가야하나? 2014년 이후에는 회사가 김천으로 이전할테니 회사 복귀를 고려한다면 김천에서 가까운 곳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고향근처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도 .. 2011. 9. 14.
드디어 퇴원 - 2011.09.04-09.10 9월 4일.. 이곳에서는 잠을 자도 깊은 잠을 잘 수 없다. 간호사들 밤새도록 왔다갔다하는 소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신음소리며.. 항암제를 투여하고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기는 환자들의 신음소리도 커져간다. 그러다가 서서히 회복기가 되고.. 혈액수치가 좋아지면 신음소리는 줄어간다. 한달여를 외부와 단절된 밀폐된 공간에서 지나다 보니.. 생각이 단순해지고.. 옆의 환자들의 고통에 무감각해진다. 어서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기에.. 다른 이들의 고통을 애써 모른 체 한다. 혈액수치가 좋아지고 입맛도 서서히 살아나는 느낌이다. 오늘은 반가운 소식이 날라왔다. 오전에 간호사가 와서 하는 말이 혈액수치가 거의 정상상태로 호전되어서 오늘은 촉진제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된단다. 촉진제를 맞은 지.. 2011. 8. 14.
Post 12일차.. - 2011.08.28-09.03 8월 28일.. Post 12일차(마지막 항암제투여 후의 날짜를 칭함)이며 촉진제를 맞은 지는 7일차가 되어가는 날이다. 오늘은 혈액수치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의사들이야 숱한 경험에서 언제쯤이 되어야 혈액에 제대로 생성되는 지 알 수 있겠지만.. 환자들이야 처음 경험하는 일이니.. 조바심도 나고 불안하기도 하고.. 묻기만 하면 1-2주 두고 보자고 하니.. 한번 물어보면 벌칙으로 퇴원가능일을 미루는 것 같아 묻기조차도 두렵다. 01시 40분경.. 어제 오후 늦게까지의 수혈때문인지.. 다시 혈압이 조금 오르고 뒷골이 욱신거린다. 간호사를 부르려다 그냥 참기로 한다. 한시간 정도를 시달린것 같은데.. 어느새 잠이 들고.. 05시 30분경.. 혈압이 정상상태(130)로 돌아왔다. 두통도 사라.. 2011. 8. 14.
시간은 흐른다. - 2011.08.21-08.27 8월 21일.. 간만에 서울이 화창한 날씨다. 이곳 서울S병원 20층은 조망권도 일품이다. 강남의 고층건물들과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산들이 오랫만에 시야에 들어온다. 몸만 건강했으면 어제나 오늘도 또 다른 산을 찾아 헤메이고 있겠지.. 그날이 언제 다시 올지도 미지수다. 핸드폰으로 병원밖의 세상을 찍어 놓는다. 병원에 들어온 지 벌써 3번의 주말을 맞고 있다. 내인생에서 최악의 여름이 이제 서서히 지나가고 있다. 항암치료가 시작된 지 10여일.. 서서히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처음엔 딸꾹질이 시작되더니 메스꺼움, 식욕감퇴, 설사, 약한 몸살 등 다양하게 이어진다. 오전 회진때 주치의에게 물었다. 이제 회복단계냐고 했더니.. 아직 10일정도는 더 항암치료가 필요하단다. 그리고.. 이 상태로만 쭉 갔.. 2011. 8. 14.
본격적인 항암치료 - 2011.08.14-08.20 8월 14일.. 항암제투여 3일째.. 심장보호제 100mg 정도 투여되고 이어 자베도스주의 항암제가 투여된다. 점심 식전에.. - 나제아정 0.1mg 추가 복용 (오심, 구토 억제제) 점심 식후에.. - 바클로펜 10mg 복용 (골격근이완제) 저녁 식후에.. - 베사노이드연질 10mg 4정 - 무코스타정 100mg 1정 - 가스모틴정 5mg 1정 - 자이로릭 100mg 1정 - 바클로펜 10mg 1정 그리고.. 마지막에.. 폐에 물이 차는 것 같다며 이뇨제 한방.. 저녁때는 골격근이완제를 맞은 탓인지.. 대장이 제 역할을 못하여 대변 보는 일에 실패한다. 대변은 안나오지만 가스는 계속 나오고.. 어쩔 수 있나 실례를 무릅쓰고라도 실내에서 악취를 풍기는 수 밖에.. 8월 15일.. 8월 15일 광복절을 무.. 2011. 8. 14.
무균실 - 항암시작 - 2011.08.07-08.13 8월 7일.. 일반병실에서 무균실로 이동했다.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무균실에는 보호자도 함께 있을 수 없다. 함께 병실을 지키며 힘이 되어주던 아내도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고..병실에는 보호자도 없이 덩그라니 혼자 남아있다. 불안하다.내 몸속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무균실로 옮기기전에 회사동료들이 몇명 왔었다.모두들 힘내라고 하는데..정말 내가 힘을 내야 할 정도의 힘든 병인지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회사일은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나도 이미 앞으로 1년간은 회사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놓으려고 하면 이렇게 쉽게 놓아지는 것이..그동안 무엇을 위해서 꽉 쥐고 살았는지 후회가 된다. 모든 이들이 비슷하겠지만..직장생활 20년간.. 아니..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 2011. 8. 14.
백혈병 진단을 받다. - 2011.07.31-08.06 8월 1일.. 입원을 하고 과다출혈로 인한 수혈을 하고.. 혈액검사를 하고.. 헤모글로빈과 혈소판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츰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결국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소견을 받는다. 하늘이 무너진다. 재작년에 친한 친구하나를 급성백혈병으로 잃었다. 한순간에 내인생의 모든 것이 정지되는 느낌이다. 지난 일들이 순식간에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막막해 진다. 아내와 잠깐 병원밖으로 나와서 담배를 한대 피우며 충격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린다. 내가 인생을 그렇게 막 살아온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지 모르겠다. 그동안 내 의지에 따라 살아온 일들을 모두 다 접어야 하는 것인가? 주치의에게 따지기도 한다. 혈액검사만으로 진단한 것이니 아직은 불확실.. 2011. 8. 14.
느낌이 이상하다. - 2011.07.28-07.30 7월 28일 (목).. 며칠전부터 위장쪽에서 출혈이 있었다. 대변이 까맣게 나오고.. 인터넷을 뒤져보니 흑변이 나오면 위장 앞쪽에 출혈이 있는 것이고.. 적변이 나오면 위장 뒷쪽에 출혈이 있는 거란다. 힘이 빠졌다. 산이 좋아서 열심히 다니고.. 오르막이라면 쉽게 오르던 나였지만.. 회사에서 계단 한층을 올라가기에도 힘이 부쳤다. 조금 쉬면 나아지겠지 생각하며 반차를 내고 일찍퇴근하여 동네병원을 찾아 가벼운 약처방을 받는다. 7월 29일 (금).. 아침부터 위에 통증이 계속된다. 다시 휴가를 내고.. 20년간 한번도 찍지않은 위내시경이라도 찍을 생각으로 큰 병원(분당C병원)으로 향한다. 가자마자 위내시경을 찍고.. 단순 위장출혈로 알았는데.. 의사의 표정이 심각하다. 위장출혈보다 더 큰 문제가 생겼다. .. 2011.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