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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생활/201251

건강생활 - 2012.04.01-04.07 4월 2일.. 투병생활을 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흐른 만큼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오늘 친구와 카카오톡을 하는데.. 매일 뭐하느냐고 묻길래 먹고 자고 한다니까 상팔자라고 한다. 내가 쉬고 싶어서 쉬나? 속도 모르고.. 하기야 몸이 건강했다면 이런 기회가 왔겠는가.. 요즘 카카오톡의 채팅 재미에 푹 빠져있다. 아침 9시 조금 넘으면 카톡이 시작된다. 부지런한 친구가 5-6명의 고향 초등학교 친구들을 채팅방으로 초대한다. 농담도 하고.. 고향소식도 전하고.. 빡빡 밀었던 머리카락도 어느정도 자라나서 며칠 더 지나면 빗으로 정리해야 될 판이다.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고통의 시간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헬스장 출입도 어느덧 익숙해져간다. 1시간정도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면 몸과 마음이.. 2012. 4. 2.
서천여행 - 2012.03.25-03.31 3월 27~29일.. 누님 내외분과 서천으로 2박 3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27일은 주꾸미축제장과 마량리 동백숲, 금강하구 철새도래지, 신성리 갈대밭을 찾는다. 주꾸미축제가 열리는 마량리 동백숲은 철이른 동백과 축제가 시작된지 며칠이 안 지나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다. 이어 금강하구 철새도래지를 찾는데.. 철새는 보이지 않고.. 날씨마저 흐려서 황량한 느낌이다. 신성리 갈대밭.. 오늘은 가는 곳 마다 뒷북치기다. 울창한 갈대를 기대하고 찾아 온 신성리 갈대밭은 봄맞이를 위해서 갈대를 모두 베어버린 상태다. 28일은 군산의 선유도.. 아침부터 짙은 안개로 선유도로 출발하는 뱃시간이 30분 지연된다. 그나마 배가 출항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안개속에 선유봉을 오르고.. 무녀도와 장자도는 생략한 채 선유도.. 2012. 3. 31.
생명의 시간 - 2012.03.18-03.24 3월 19일.. 설악산에서 눈천지를 보고와서 한동안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우울함이 찾아왔다. 갑자기 앞날의 희망이 사라지는 듯한 우울함.. 본인이야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고통을 안고 가야할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발병한 후에 작은 일에도 눈물이 많아졌다. 아내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딸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경안천습지공원.. 용인에서 발원한 경안천이 광주를 지나 남한강과 합쳐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봄은 아직 멀었고.. 갈색의 갈대가 무성한 황량한 모습이다. 1시간정도 산책을 하고.. 다시 경기도자박물관으로.. 무계획으로 찾았으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 박물관은 휴관일이고.. 다행스럽게도 박물관 뒷편의 야산에 조각공원이 있다. 삼.. 2012. 3. 21.
한달만에 외래진료 - 2012.03.11-03.17 3월 14일.. 한달만에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검사결과 혈액수치가 아직도 조금 부족하고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다고 한다. 다음 외래진료는 2개월후로 예약이 되었다. 집에 와서 회사포탈에 접속해 보니.. 많은 인사발령이 있다. 부서장도 바뀌고.. 여러사업에서 관련 분야의 직위자들이 바뀌었다. 내가 지금 회사에 있었다면 어느 자리로 갔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어차피 놓아버리기로 했으니 놓아버리자.. 담담하게.. 직위자들의 직위를 보니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러사업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다. 모두들 고생문이 훤해 보인다. 불쌍한 사람들.. 일에 치이는 사람들.. 3월 16일.. 소식 전합니다. ============= 발병한 지 어느새 7개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지금 4차항암 마치고 2월 15일부터 유지요법을.. 2012. 3. 15.
체력관리 - 2012.03.04-03.10 3월 8일.. 3월달부터 규칙적인 생활에 들어갔다. 오전에는 주로 집안청소와 체력관리를 하고.. 오후에는 독서를 하고.. 저녁때는 TV시청을 하는 생활이다. 다른 것은 그런대로 지킬 수 있는데.. 헬스장을 이용한 체력관리는 낯설다. 건강할 때 헬스장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으니.. 어떤 운동부터 해야 하는 지도 어설프고.. 이방면에서는 고참인 아내의 지도를 받아가며 운동을 한다. 이틀정도 걷기와 달리기.. 근력운동 등을 했는데.. 쉽게 지친다. 오후에는 1시간정도의 낮잠을 자야 할 정도로 아직은 기초체력이 많이 부족하다. 갑자기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온 몸에서 힘이 다 빠져 나가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되어 참을 수가 없다. 3월 10일.. 간만에 친구가 찾아왔다. 집근처의 산에 함께 오르기로 .. 2012. 3. 11.
금연과 결혼기념일, 그리고 겨울산행 - 2012.02.26-03.03 2월 26일.. 답답하다. 마음껏 야외활동도 하고..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걸리는 것이 많다. 갑자기 무능해지고.. 우유부단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않다. 가족과 함께 하자니.. 의견일치를 보기도 쉽지않고.. 생각에는 혼자서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남겨지는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고.. 고민만 하다가 오늘도 아무일없이 집안에서 답답한 하루를 보낸다. 고민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즐거운 생각만 하라는 아내에게 이유없는 짜증만을 부리고..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지.. 독서나 참선으로 마음을 안정시켜야 겠다. 피부 벗겨짐은 없는데.. 한달전의 발바닥 벗겨짐 현상이 다시 나타난다. 4차항암의 영향인지.. 유지요법 영향인지 구분이 애매하다. 1월 3일 골수검사이.. 2012. 2. 26.
시골행 - 2012.02.19-02.25 2월 19일.. 지난 연말에 4차항암을 앞두고 시골에 다녀 온 후에.. 4차항암을 무사히 마치고.. 2개월만에 다시 시골행이다. 어머님 생신이다. 자식 중에 환자가 있으니 마음속이 편치않을 어머님이시지만 밝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80을 넘기신 분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뽀얀 피부의 어머님.. 내 기억속에서만 해도.. 아버님 돌아가시고.. 매일 시장에 나가시며 사과, 엿, 올챙이 국수 등을 파시며 학비를 마련하시고.. 우리 5남매를 키워오셨다. 80평생을 그렇게 고생을 하셨는데.. 구김살이 없다. 어떻게 저렇게 즐겁게 사시는지..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2월 22일.. 3월이 다가오면서 차가운 겨울기운이 서서히 물러가고..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회사에 .. 2012. 2. 20.
유지1차 (4차항암 종료) - 2012.02.12-02.18 2월 12일.. 산행에 자신감을 얻고.. 부아산보다 조금 더 높은 산으로..용인의 구봉산을 찾는다.460m 정도의 높지 않은 산..그러나 3개월동안 쉬면서 저질이 되어버린 체력으로는 쉽지 않은 산이다.주능선까지 힘들게 힘들게 오르고..주능선에서도 내리막은 잘 나가다가 오르막만 되면 20 발자국을 채 가지 못하고 쉬어야 한다. 그래도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조망에 가슴속까지 상쾌하다.잠시나마 환자임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다.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서 어떻게 회귀해야 하나 고민하는데..아내가 환자인 남편을 위해 산 아래까지 친히 마중을 나왔다.그럼 그렇지.. 미우나 고우나.. 마눌이 최고... 2월 15일.. 2주만에 외래진료를 받는다.4차항암을 마치고.. 오늘부터 유지관리에 들어간다고 한다. 담당교수님이 혈액.. 2012. 2. 14.
무균실에 있는 동안에 아내와 소통 (2011.08.07-09.05) 08/07 잘것 같아 문자로 합니다. 잘 주무시고 내일 봐요. 여보 홧팅 사랑해. (아내) 08/08 일어났어. 밥이 나왔는데 엑스레이 찍고 먹으라네? 올때 비오면 운전 조심해. (신랑) 집에 도착했슴다. 수진이는 비빔밥 자기가 해서 먹고있네.. 안자면 전화해. (아내) 잘 주무시고 내일 만나요. (아내) 알아떠 결과는 내일 나온대 (신랑) 08/09 마눌 대변 좀 보려고 힘을 썼는데 안 나오네? 큰 일이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야지. (신랑) 똥눌 때 힘주면 안돼. 설사약 달라고 해봐.. 오늘 푹자고 내일도 화이팅 아자아자 (아내) 08/10 주무십니까? 지금도 기분 괜찮아? 너무 좋다고 방심말고 항상 조심 ^♡^ (아내) 08/11 아줌마 오늘은 피 안뽑네? 넘 좋다 ㅋㅋ (신랑) 좋겠네. 퇴원하라.. 2012. 2. 8.
지루하다. - 2012.02.05-02.11 2월 6일.. 변화없는 하루 하루가 지루하다. 아침부터 아내는 운동도 하고.. 씻기도 하라고 성화다. 운동 대신에 산행을 하겠다고 했더니.. 긴 코스는 안되고.. 가깝게 산행을 하란다. 아파트 뒷산으로 긴 코스도 아닌데.. 산행을 안하겠다고 했더니.. 생각대로 산행을 하란다. 막상 옷입고 밖을 나가려니.. 귀찮은 생각도 있고.. 산행 생각을 접는다. 씻기도 귀찮아서.. 어제부터 샤워를 미루고 있다. 마음이 우울하고.. 의욕이 사라진다. 산행도 귀찮고.. 씻기도 귀찮고.. 전화받기도 귀찮고.. 모든 것이 귀찮다. 그냥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며 시간을 죽인다. 2월 7일.. 3개월만에 산행을 했다. 아파트 뒤의 부아산으로.. 바람이 쌩쌩.. 날씨는 추웠지만.. 산속은 예상보다 아.. 2012. 2. 6.
항암 6개월이 지나고 - 2012.01.29-02.04 1월 31일.. 펑펑 눈이 내린다. 2011년 8월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간다. 정말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을 보았다. 손톱, 발톱, 손바닥, 발바닥에는 항암의 후유증이 남아 있지만..4차항암까지를 무사히 마치고 회복단계에 있다. 빠르면 빠르고.. 지루하면 지루하고.. 6개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질병 치료를 위한 휴직계를 제출하고.. 한달 여를 서울S병원 무균실에서 1차항암 치료를 하고.. 그동안 계절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해가 바뀌었고.. 추석이 지나고.. 구정이 지나고.. 2, 3, 4차항암 치료를 하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혈액수치가 올랐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나 뿐만이 아니라 .. 2012. 1. 31.
쓸쓸한 명절 (구정) - 2012.01.22-01.28 1월 23일.. 구정을 우리식구끼리만 조촐하게 보냈다. 차례는 지내지 못했지만.. 아내와 딸이 직접 만든 만두국을 먹고.. 딸의 세배를 받는 것으로 2012년을 시작한다. 딸도 작년에 수능시험을 보았으나.. 성적도 잘 안나오고.. 대학에 가기전에 사회성을 키울 필요도 있을 것 같아 1년을 쉬어가기로 했다. 집안에 환자가 하나 있으니 명절도 즐겁지가 않고 쓸쓸하다. 엉망진창으로 엉켜버린 주변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으려면 내가 빨리 완치판정을 받아야 하는데.. 갈길은 아직도 멀고.. 조바심은 나고.. 답답하다. 1월 25일.. 외래가 있는 날.. 혈액수치가 오르기를 기대하고 갔는데.. 지난 주나 크게 다를 바가 없이 바닥이다. 지난 주와 동일하게.. 혈액촉진제 주사와 혈소판 수혈을 받고.. 동일한 처방을 .. 2012. 1. 25.
항암테 - 2012.01.15-01.21 1월 16일.. 4차항암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특별한 증상없이 기력이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다. 지금쯤이면 혈액수치가 위험수준 이하로 떨어져 있을 것이다. 골수검사는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2주가 지난 아직까지도 오른쪽 골반부위에는 뻐근한 통증이 있다. 손바닥은 20여일 전에 전체 다 벗겨졌는데.. 발바닥은 이제서 벗어진다. 손톱, 발톱은 항암기간중 정상/비정상적인 성장을 반복하면서.. 지난 3차항암까지의 흔적이 나이테처럼 고스란히 남아 있다. 1월 17일.. 평소와 다름없이 외래진료를 받으러 가는 날이다. 아침일찍 출발해서 혈액검사를 마친다. 매주 혈액검사를 위해 찔러대는 주사도 스트레스다. 오른팔은 혈관이 약해서 왼팔만 계속 찔러댄다. 왼손, 왼팔은 항상 피해자다. 옛날 어렸을 때도 오른손에 낫을 들고.. 2012. 1. 16.
수류화개(水流花開) - 2012.01.08-01.14 1월 8일.. 병을 얻고 나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항상 내일이 주어질 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지만.. 건강할 때는 내일이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적어도 나의 미래가 20년이상은 남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앞으로 항암치료에 의한 후유증없이 2년간 버틸 수 있는가? 그 다음 5년간 잘 보내고 완치판정을 받을 수 있는가? 그 후에 다시 재발없이 몇년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나의 미래를 가정한 계획이 무의미 할 수도 있다. 답답한 마음에 책을 한권 잡아 들었다.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라는 법정스님의 잠언집이다. 시형식으로 짧게 짧게 그분의 생각을 적어놓은 책이다. 그분이야 한평생을 무소유로 살았으니.. 죽음에.. 2012. 1. 10.
2012년 4차항암 (3차항암 종료) - 2012.01.01-01.07 1월 1일.. 2012년이 시작이다.임진년 흑룡의 해라고 한다.새로운 마음으로 한해를 맞이해야 하건만.. 그렇지도 않고 답답하다.창밖의 해가 중천에 떳을 때 일어난다.2012년 첫날은 안개가 많아서 태양도 맑지가 않고 뿌옇게 보인다.집안에서 고립 아닌 고립된 생활에 서서히 지쳐간다.아내도 지치고.. 딸도 지치고.. 나도 지치고..하루 하루가 투병의 연속이라 하겠지만.. 무의미하게 지나는 것 같아 아쉽고.. 허무하고.. 아깝다.정신이 건전하고.. 육체가 멀쩡할 때 무엇인가를 해놓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새해일출)시간이 더 길어지면 우울증도 생긴다고 하는데.. 나도 감정이 하루에 몇번씩 바뀐다.앞날에 대한 희망과 의욕은 생겼다 사라지고를 반복한다. 1월 2일..내일부터 4차항암이 시작된다.서서히 골.. 2012.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