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생활106 한통의 전화 - 2013.08.04-08.10 8월 5일.. 회사의 전화기에 처음보는 핸드폰번호가 뜬다.직장에 있으면 이상한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혹시나 해서 받으면 역시나 카드사나 불우이웃돕기 단체로..아무생각없이 그들의 소리를 들어주거나 바쁘다는 핑게를 대고 끊어야 한다.전화를 끊고 나서도 한동안은 기분이 불쾌하다.받을까 말까 하다가 그냥 받아보기로 했다. 여자분의 목소린데.. 내 블로그를 보고 이름과 연락처를 알고 전화를 했다고 한다.창원에 사시는 분인데.. 8살짜리 딸 아이가 나와 같은 타입의 백혈병(M3)으로 투병중이라 한다.이럴때는 신들의 장난이 생각이 난다.신들이 장난치는 것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어린아이까지 고통을 받게 할 수가 있는가..답답해서 전화를 했다는데.. 정말이지 얼마나 답답하고 절박했으면..현재 공고치료 중이고.. 혈액수치가.. 2013. 8. 5. 투병 2년과 건강검진 - 2013.07.28-08.03 7월 31일.. 백혈병진단을 받고.. 2년이 지났다.앞날이 깜깜해서 미스테리(내일)가 선물(오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렸던 적도 있었다.지금도 계속이지만.. 힘든 항암을 넘기고.. 병원을 내집 드나들 듯 드나들고..직장에 복귀한 지 10개월이 조금 안되었다.직장에서 어깨를 누르고 있던 모든 짐을 내려놓고.. 날개가 꺾인 새모양으로.. 백의종군하며 그렇게 보내고 있다.짐으로 부터는 해방되었지만.. 상실감과 무기력함이 또 다른 짐이 된다.답답하면 회사 옥상에 올라가서 걷고.. 답답하면 산으로 올라가서 또 걷고.. 요즘 건강이 많이 회복되면서.. 발병이전으로 돌아간듯이 착각할 때도 있다.가끔 막걸리도 한잔씩 하며 살아있음을 즐긴다.건강검진을 한다.X-ray를 찍었는데.. 몸속에는 아직도 케모포트가 남아서.. 2013. 7. 31. 복귀 8개월 - 2013.06.23-06.29 6월 23일.. 지난 6월 20일.. 골수검사로 상처받은 뼈가 아물기를 기다리고.. 골반이 얼얼해서 이번주 산행은 쉬고 있다. 토요일.. 일요일.. 주말이 너무 길다. 다가오는 한주도 또한 길게 느껴질 것이다. 2011년 8월 1일 급성골수성백혈병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어느덧 22개월.. 직장에 복귀하는 것이 최선인가.. 고민도 했지만 특별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직장에 복귀했고.. 직장에 복귀한 지 벌써 8개월이다. 지금도 직장생활이 최선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예전에는 정년퇴직을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5년정도 만을 내다보고 있다. 그전에 대안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그만 둘 수도 있다. 팀장을 내려놓고.. 직장에 복귀하여 백의종군하면서.. 주로 사람들과의 접촉이 없는 계산서나 보고서 작성하.. 2013. 6. 23. 정기검진 - 2013.06.16-06.22 6월 20일.. 시험성적서 위조.. 기술유출.. 원전비리 등으로 회사가 어수선하다. 오늘은 전직원이 대국민사과와 자정결의대회까지 한다고 한다. 개인비리임에도 전직원을 죄인취급하는 회사가 원망스럽다. 정기검진이 있는 날이다. 점점 더 병원에 가는 것이 싫어진다. 3월 28일에 정기검진을 받고 약 3개월만의 일이다. 지난 3개월간에 11차례 산행을 했다. 계절은 초봄에서 여름으로 향하고 있다. 몸상태는 아주 좋다. 올해 들어서만 지금까지 22회의 산행을 마쳤다. 지난 6월 8일에는 무박으로 설악산종주(오색-대청-백담사)를 10시간만에 해냈다. 가끔 피곤이 밀려오기는 하지만.. 몸무게나 체력은 예전에 아프기 전보다 더 좋아진 느낌이다. 오전 외래검진을 하고.. 오후에는 골수검사.. 혈액검사 결과등 모든 것이 .. 2013. 6. 21. 생일 - 2013.05.12-05.18 5월 13일.. 지천명을 맞이하는 생일이다. 아내와 딸이 마련한 조촐한 생일잔치를 즐긴다. 술도 없이 딸이 사 온 케잌에 긴 촛불 다섯개.. 아내는 산행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산악용 시계와 사랑의 메시지를 선물한다. 이 작은 행복.. 어느덧 무서운 병의 굴레에서 많이 벗어난 듯 하기도 하고.. 이런날 막걸리라도 한잔 할 수 있다면.. 모르겠다. 2013. 5. 13. 속죄하자 - 2013.04.21-04.27 4월 25일.. 정말 신이 존재하는가?내가 결정할 수 없는 타고 나는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가?내가 내 주변인들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지천명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의문이다.지천명이란 결국 내게 주어진 운명을 안다는 것이 아닌가.문득 내가 주변인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 특히 친구들이 불행해 진다.20년전에 머리를 사고로 다쳐 지금도 고생중인 두명의 시골친구..같은 대학을 나와 꿈많은 청춘을 보냈으나 직장생활을 오래 견디지 못하고 힘든 길로 들어선 또 다른 시골친구..같은 회사 같은 팀에서 서로 힘이되어 주며 함께 일하다 4년전에 나와 같은 병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먼저 떠난 대학동기..최근에는 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것 같다며 보직을 내놓.. 2013. 4. 25. 복귀 6개월 - 2013.04.07-04.13 4월 9일.. 직장에 복귀한 지 정확히 6개월이 지나간다.꾸역 꾸역 하루 하루 출근을 했더니 어느새 6개월이 지나갔다.작년에 일한 것이 2개월이 채 안되다보니 올해는 연차도 없다.건강한 일반 직원들보다도 더 많은 나날을 근무해야 한다.물론 정시출근에 정시퇴근이지만.. 직장생활이 피곤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업무시간 외에 일어나는 회식이나 모임에는 의도적으로 불참한다.직장에 복귀할 때는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감격으로 울먹거리며 인사말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그리고.. 작년 연말 송년회에서 인사말을 하라는 데 역시 울컥해서 아무말도 못했다.복귀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회식자리는 어색하다. 예전에도 활달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말 한두마디로 하루를 보낼 때도 있다... 2013. 4. 9. 정기검진 - 2013.03.24-03.30 3월 24일.. 정기검진일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기검진일이 다가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이다. 일주일전부터 온통 신경이 정기검진에 가 있다. 골수검사도 공포와 고통의 기억으로만 남아서 괴롭힌다. 골수검사를 거부할까? 아니면 3개월 주기를 6개월로 늦춰볼까.. 골수검사를 한다고 병이 예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조금 일찍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것이라면 정기적인 혈액검사만으로도 충분한 것 아닌가.. 혈액암을 잊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올라오다가.. 혹시 무리해서 재발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무리하지말고 마음 편하게 소극적으로 살자는 생각이 강해진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혈액암환자다. 내가 아니라고 해서 아닌 것도 아니고.. 잊는다고 해서 잊혀지는 것도 아니다. 피할 수 없다고 즐길 .. 2013. 3. 24. 용서와 봉사 - 2013.03.17-03.23 3월 17일.. 어디까지 용서해야 하는가..내가 병을 얻은 것이 그냥 운이 없었기 때문이었나??그냥 신들의 장난에 잘못 걸려든 것이었나??의문이었다.내가 병을 얻는데 기여한 인간들은 없었던가?? 병을 얻기전에 20명의 작은 팀을 이끌었지만..조용하지 않았다. 모두가 골치덩어리들이었다.거기다 일은 일대로 떨어지고..업무처리야 어떻게 하겠지만.. 인간관계는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지금 생각하건데.. 하루 하루가 지옥이었다.정말 어떻게 팀이 깨지지않고 명맥을 이어왔는지 의문스러울 정도이다. 이제 건강을 이유로 팀장이라는 보직을 내려놓고 보니..시원 섭섭하다.그동안 사소한 것에 얽매여 마음에 상처를 입어야 했던 내 자신이 어리석어 보인다. 오후 3시.. 체조시간이 끝나고.. 옥상에 오른다.심호흡을 크게 하.. 2013. 3. 24. 산에 의지하고.. - 2013.03.10-03.16 3월 14일.. 직장에 복귀한 지 6개월인가 했다.작년 10월 10일날 복귀를 했으니..날짜를 헤아리는 일은 가끔 헷갈린다.11월, 12월, 1월, 2월, 3월 10일.. 5개월이다. 나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처음 진단을 받은 것은 벌써 19개월 전의 이야기다.언제 그런 끔찍한 일을 겪었나 싶기도 한데.. 2주후에는 다시 병원에 가서 골수검사를 하고..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정기검진 일이 다가오면 그 또한 스트레스이다.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만.. 그것이 어디 즐길 일이던가?아무리 피할 수 없다고 해도 피하고 싶다. 요즘도 퇴근후에 저녁을 먹고 오후 8시정도만 되면 참기 힘든 졸음신이 찾아온다.약기운 때문인지.. 만성적인 피로에 묻혀 있다.그렇지만 산행은 이어간다.욕심을 버리고 산에 의지하는 .. 2013. 3. 15. 잊고 살자 - 2013.03.03-03.09 3월 6일.. 어디까지 용서해야 하는가..내가 병을 얻은 것이 그냥 운이 없었기 때문이었나??그냥 신들의 장난에 잘못 걸려든 것이었나??의문이었다.내가 병을 얻는데 기여한 인간들은 없었던가?? 병을 얻기전에 20명의 작은 팀을 이끌었지만..조용하지 않았다. 일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리고 무기력하게 전문가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선배 팀원..보직을 따라서 이 프로젝트 저 프로젝트 자기 마음대로 돌아다니며 속을 썩였던 선배 팀원..다른 팀으로 옮길거라며 옮기기전에 한달여 동안 아무일도 하지않고 버티던 팀원..사업이 여러개 생기면서 팀이 몇개로 분리된 와중에 신입사원만 들어오면 자기 팀에서 받아야 한다고 욕심부리던 팀원..또 다른 팀으로 파견나가서 혼자 일하기 힘들다며 없는 사람 붙여달라고 졸라대던 팀원..몇년째.. 2013. 3. 14. 지천명과 결혼 20주년 - 2013.02.10-02.16 2월 12일.. 몸 상태가 좋고 큰 변화가 없으니.. 투병일기를 쓰는 횟수도 서서히 줄어든다. 좋은(?) 현상이다. 구정이 지나갔다. 이제 정말로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되었다. 친구들에게는 지천명의 나이가 부담스러워 떡국을 먹지않겠다고 공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지천명의 나이는 아버지께서 마지막으로 살다 가신 나이이기도 하다. 어느새 내 나이가 지천명이 되었다. 지천명이 무엇인가? 하늘의 명을 안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늘이 내게 준 운명이 무엇인지 알고.. 그 이상을 얻으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또는 그 이하로 막 살지 말라는 뜻 아니겠는가.. 이 세상 살면서.. 욕심부리지 않고.. 살아있음을 즐기고.. 여행을 즐기고.. 산행을 즐기면서.. 소박하게 살고 싶다. 내일부터 4박5일간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2013. 2. 12. 새롭게 얻은 것 - 2013.01.20-01.26 1월 22일.. 1월 3일 골수검사를 하고 보통 2주후면 결과가 나오는데.. 결과가 좋아서 연락이 없겠지 생각하고 잊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연락이 왔다. 간호사가 조금은 오락가락한다. 날짜를 잘못 계산하고 약처방을 하거나.. 다음 예약일을 잘못 잡기도 한다. 이번에는 일주일이 더 지나서야 골수검사 결과를 알려준다. 검사하던 날 혈액검사 결과가 문제가 없었으니 골수검사 결과도 문제가 없겠지 예상하는 데.. 역시 물론 결과는 좋단다. 그리고.. 조금 후에는 아내로부터 딸이 대학에 합격했다는 문자를 받는다. 오늘은 좋은 소식만 이어진다. 오후3시가 되어 음악에 맞추어 국민체조를 하고.. 옥상에 오른다. 겨울답지않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걷기는 할 수없고.. 심호흡만을 15분정도 하고 내려온다. 체조를 마.. 2013. 1. 23. 천천히 - 2013.01.13-01.19 1월 15일.. 답답하다. 답답해도 할 수없다. 천천히 가자.. 딱 1년이다.. 2013. 1. 16. 2013 년 새해 - 2012.12.30-2013.01.05 12월 29일.. 다사다난했던 2012년이 지나간다. 올해의 마지막 산행으로 남덕유산을 찾았다. 올해 총 32회 산을 찾았다.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더욱 더 산에 기대어 두려움을 견디어내며 지나 온 한 해였다. 인생에서 외로움을 맛보면서 산은 내게 있어서 유일한 친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건강이 많이 회복되고.. 체력이 좋아졌음을 느끼지만.. 지금도 갑자기 졸음신이 찾아오면 참지못하고 기절하듯이 이불속을 파고들어 자야하고.. 3개월에 한번은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해야하고.. 의사의 한마디를 불안하게 들어야 하는 처지이다. 지금껏 인생의 많은 고비가 있어도 무사히 잘 넘겨왔듯이 앞으로도 잘 될 것으로 생각한다. 1월 1일.. 2013년 새해가 밝았다. 시골집에서 연말을 보내고 새벽에 일어나서.. 2013. 1. 1. 18대 대선 - 2012.12.16-12.22 12월 19일.. 18대 대선이 있는 날이다. 이번 선거는 지난 어느 선거와 다르게 보수와 진보가 대연합했다. 각 진영에서 후보가 한명씩 나와서 투표전날까지도 어느쪽이 유불리를 알 수가 없다. 그동안은 보수여권의 후보가 앞서왔으나 그 격차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에 있었으며.. 투표 일주일전의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내로 들어왔다. 그야말로 치열하다.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일찌감치 투표를 하고 보령의 천보산으로 향한다. 낮은 산임에도 역암으로 이루어져 눈요기거리가 많은 산이다. 2시간여의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투표결과가 궁금하다. 오후 6시가 되어 투표가 마감되고.. 이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는데.. 결과는 오차범위내에서 보수여권 후보의 승리.. 그리고.. 개표시간 내내 .. 2012. 12. 27. 송년회는 없다 - 2012.12.09-12.15 12월 15일.. 이번주부터 한해를 마무리하는 송년회가 줄줄이 예정되어 있다.12일은 입사동기 송년회..13일은 대학동문회 송년회..14일은 부서 송년회.. 병원에 입원했을 때 연락도 한번 없었던.. 입사동기들..무엇 때문에 동기회가 필요한 지 의문이 생겼다. 마음속에서는 열번이고 탈퇴를 하고 싶었지만 탈퇴만은 하지않고 쿨(?)하게 참기로 했다.그렇지만 12일 동기회에는 나가고 싶지 않았다. 13일과 14일은 의도적으로 휴가를 냈다.대학동문회도 부서도 모두 애정이 사라지고 있다.그 전에는 그렇게 친근했다가 내가 병이 났을때는 쉽게 내 손을 놓아버렸던 사람들.. 송년회에 나가봐야 처음부터 끝까지 술을 퍼마시며 횡설수설하고 있겠지..이제와서 건강 잘 챙기라고 위하는 척 하겠지..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 그.. 2012. 12. 16. 막걸리 세잔 - 2012.11.25-12.01 11월 30일.. 2012년도 이제 한달을 남겨놓고 있다.8시에 출근해서 근무시간 내내 어영부영하다가.. 오후 5시만 되면 칼퇴근.. 지루한 하루하루가 계속된다.며칠째 마음이 답답한데.. 주변에 마음놓고 속 얘기를 털어 놓을 친구나 동료가 하나 없으니.. 더 답답하다.내가 환자임을 의식해서인지..먼저 다가오는 이들이 적어지는 느낌이다.모두들 슬슬 내 눈치를 보는 것 같고..거꾸로 나는 혹시 아래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건 아닌가 눈치를 보게 된다. 오늘도 또 일찍 퇴근을 해야하나?특별한 일이 없으니.. 힘없이 자리에서 퇴근을 한다.퇴근을 하다가 시골친구에게 전화를 한다.뭔가 다른 일이 있는 것 같은데.. 거절하지 않고 한시간 후에 약속을 잡아준다. 친구를 만나서 답답한 속얘기를 털어놓는다.에라 모르겠다 .. 2012. 12. 3. 이전 1 2 3 4 5 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