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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장난
6월 4일.. 지난주의 불규칙한 생활로 며칠만에 운동을 나선다. 운동을 가다가 아내가 한마디 한다. "자기 머리 안깎을래?" 그렇잖아도 뒷머리가 많이 긴 것 같아서 머리를 깎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항암으로 빠졌던 머리카락이 다시 자랐는데.. 예전보다 더 곱슬머리로 자랐다. 마침 헬스장으로 가는 길목에 미용실이 있다. 난생 처음 미용실에 들어선다. 10개월 만에 다시 머리를 깎는다. 10개월 전에는 치료를 위해서.. 지금은 막자란 머리카락을 정리하기 위해서.. 정확히 말하면 10개월만에 잃어버렸던 예전의 머리모양을 되찾는 것이다. 이발소에서는 1시간씩 걸리는데.. 미용실에서는 머리감기와 수염깎기를 생략하다보니 10분만에 모든 것이 끝나버린다. 기쁘다. 가슴속까지 상쾌한 기분이다. 깔끔해진 머리를..
5월 30일.. 며칠전 아내와 다투고 난 후에 냉전이 계속된다.친구들과 조금 늦게 헤어진 것이 그렇게 못할 짓을 한 것인지..정상이 아닌 남편이 걱정돼서 어린아이 물가에 내놓은 부모 마음으로 노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9개월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남편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가 원망스럽다.아내에 대한 원망은 서서히 내 자신에 대한 비관으로 바뀐다.왜 이런 더러운 병에 걸려서 하루아침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신세로 전락해 버렸는지..길은 안보이고.. 답답하다.여행을 떠나고 싶다.혼자서..여러가지 생각을 한다.중국을 가볼까.. 제주도를 가볼까.. 지리산 종주를 떠날까.. 설악산을 갈까..준비물이 가장 적은 설악산으로 떠나자.아내에게 통보를 한다.1박2일로 집을 떠나 머리 좀 식히고 싶다고..아내가 가까..
5월 21일.. 오늘도 변함없는 하루일과.. 8시가 넘어서 기상을 하고.. 9시가 넘어서 아침식사를 하고.. 11시에 청소를 하고.. 12시에 헬스장에 가서 1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67kg까지 불어난 몸무게와 뱃살은 꾸준한 운동에도 좀처럼 줄어드는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어 초등학교 동창들과 카카오톡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오후 5시까지 그렇게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인터넷의 바다를 누빈다. 요즘 통합진보당의 부정선거와 폭력사태를 계기로 정치판이 매우 시끄럽다. 전직 주사파들의 국회입성을 위한 불법과 폭행을 불사하는 치밀한 계획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마치 볼세비키혁명을 보는 듯 하다. 어떤 이는 중국공산당의 국공합작에 비유하기도 한다. 정권획득을 위해서 어떤 이들과도 손을 잡고.. 어떤 불법..
5월 16일.. 오늘부터 다시 15일간 베사노이드 복용이 시작된다.환자라는 사실을 잊을 만하면 기억을 다시 환기시키듯이 그 시간이 찾아온다.기분이 우울할 때는 차라리 밖으로 나가는 것이 상책..얼마전 TV에서 포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길래 잘 기억하고 있다가 포천으로 향했다.계획은 정말 알차게..광릉 국립수목원 -> 아프리카 예술박물관 -> 아트밸리 -> 한탄강(비둘기낭, 화적연)까지..광릉 국립수목원은 사전예약제로 바뀌어 관람을 하지 못하고..아프리카 예술박물관은 성공적으로 관람을 했다.아트밸리는 거의 막차타는 기분으로 문닫기 10분전에 간신히 입장하여 무사히 관람..이미 날은 저물고.. 한탄강은 포기..온 김에 이동갈비로 저녁을 먹는데.. 그렇게 맛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집에서 매일 낮잠을 잤으니....
5월 8일.. 용인 봄꽃축제 5월 4일부터 5월 8일까지 용인 농촌테마파크에서 봄꽃축제가 열렸다. 폐막을 2시간여 남겨놓고 봄꽃축제장을 찾는다. 축제장은 폐막 분위기고.. 한쪽 공연장에서는 풍물놀이 공연이 한창이다. 꽃밭을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예전의 양귀비는 보이지 않고.. 꽃들도 대부분 튜울립 종류로 단조로운 느낌이다. 5월 9일.. 골수검사와 정기검진이 있는 날.. 골수검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검사 일주일 전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빨리 맞고 끝내고 싶듯이 어릴적 선생님께 매맞는 기분이다. 시간은 다가오고.. 골수검사를 담당하는 의사를 보니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안심해도 되겠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고 검사는 순조롭게 끝이 났다. 2시간의 지혈시간..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검사바늘이 들..
5월 4일.. 만물이 소생하는 싱그러운 5월이다. 전국적으로 축제가 널려 있는 시절이다. 오라는 곳은 없어도 가고싶은 곳은 많다. 가고싶은 곳이 많다보니 떠나고 싶지만.. 환자의 신분이 항상 걸림돌이다. 어버이날이 다가오니 시골에 가서 어머님도 뵈야 하는데.. 당일로 왔다갔다 했더니.. 이번에는 하루 묵어갈수 없겠느냐고 하신다. 다음 주에는 정기검진과 골수검사가 있다. 거의 3개월만에 검진이다 보니 점점 더 병원을 찾기가 싫어진다. 병을 얻은 지 9개월.. 시간이 빨리 흘렀지만 가야할 길도 멀다. 머리카락도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이 자랐다. 가끔 피곤한 것을 제외하면 정상인과 다름없다. 골수검사는 벌써부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노후에 살만한 곳을 여기저기 물색하고 있다. 2014년이면 직장도 ..
4월 24일.. 2012 여주 도자기축제에 참여한다. 예전에는 이천 도자기축제에 갔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여주 도자기축제에 간다. 도자기의 문외한이 보기에도 이천 도자기축제와 여주 도자기축제는 구분이 된다. 이천도자기가 전통도자기 중심이라면 여주도자기는 실험이나 예술도자기가 중심이다. 전시회장을 여기저기 관람하고.. 마음에 드는 두점을 구매한다. 기존의 전통도자기와 다르게.. 예전 시골의 모습을 수채화를 그리듯이 그려넣은 것으로.. 따뜻한 느낌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4월 16일.. 딸이 작년에 대학입시에 실패를 하고 집에서 재수를 하고 있다.다른 애들보다 사회성이 떨어져서 대학에 합격을 한다 해도 보내기가 어려웠을 상황이다.어쨋든 올해 아빠는 병마와 싸우느라 집에 있어야 하니..이참에 수능점수를 올리는 것은 물론 사회성도 키우기 위해 재수를 권장했다.재수를 하면서 1년을 보내는 것이 쉬는 것은 아니겠지만..길고 긴 인생길에서 1년을 쉬면서 간다는 것이 인생길 전체가 늦어진다고는 볼수 없다.딸도 자신의 수능성적과 사회성이 부족함을 알기에 재수를 쉽게 수용했다.주중 수,토,일요일을 문화행사의 날로 정하고.. 외출을 하며 사회성을 키워주고..수능점수 향상에 도움이 될까하여..별도로 참고서(수학 I,미적분통계기본, 지구과학 I, 생물 I,II)를 샀다.수능지도를 하려니직접..
4월 12일.. 형님 생일이다. 형님 생일을 핑게삼아 어머님을 뵙고 싶은 마음에 고향으로 향한다. 언제 가도 포근한 곳.. 내 고향이다. 항상 반갑게 맞아 주시는 어머님이 계시고.. 오늘도 당일치기로 갔더니.. 어머님이 하룻밤 자고 가면 안되겠느냐고 하신다. 닭갈비 4인분으로 파티를 하고.. 오후시간을 보낸 뒤에 다시 올라온다. 그동안은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했으나.. 경춘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빠르다. 거의 1시간 정도가 단축되는 느낌이다. 항상 자식의 건강을 걱정해 주신다. 내가 몸이 안좋으니.. 어머님께 많은 불효를 짓고 있다는 생각이다. 4월 13~14일.. 경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가 있어.. 경주의 벚꽃 자랑이 한창이다. 계속해서 생생한 벚꽃사진을 찍어서 카톡으로..
4월 2일.. 투병생활을 한 지 8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흐른 만큼 몸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오늘 친구와 카카오톡을 하는데.. 매일 뭐하느냐고 묻길래 먹고 자고 한다니까 상팔자라고 한다. 내가 쉬고 싶어서 쉬나? 속도 모르고.. 하기야 몸이 건강했다면 이런 기회가 왔겠는가.. 요즘 카카오톡의 채팅 재미에 푹 빠져있다. 아침 9시 조금 넘으면 카톡이 시작된다. 부지런한 친구가 5-6명의 고향 초등학교 친구들을 채팅방으로 초대한다. 농담도 하고.. 고향소식도 전하고.. 빡빡 밀었던 머리카락도 어느정도 자라나서 며칠 더 지나면 빗으로 정리해야 될 판이다. 시간이 많은 것을 해결해 준다. 고통의 시간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 된다. 헬스장 출입도 어느덧 익숙해져간다. 1시간정도 땀이 나도록 운동을 하면 몸과 마음이..
3월 27~29일.. 누님 내외분과 서천으로 2박 3일간의 여행을 떠난다. 27일은 주꾸미축제장과 마량리 동백숲, 금강하구 철새도래지, 신성리 갈대밭을 찾는다. 주꾸미축제가 열리는 마량리 동백숲은 철이른 동백과 축제가 시작된지 며칠이 안 지나서 그런지 한산한 편이다. 이어 금강하구 철새도래지를 찾는데.. 철새는 보이지 않고.. 날씨마저 흐려서 황량한 느낌이다. 신성리 갈대밭.. 오늘은 가는 곳 마다 뒷북치기다. 울창한 갈대를 기대하고 찾아 온 신성리 갈대밭은 봄맞이를 위해서 갈대를 모두 베어버린 상태다. 28일은 군산의 선유도.. 아침부터 짙은 안개로 선유도로 출발하는 뱃시간이 30분 지연된다. 그나마 배가 출항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안개속에 선유봉을 오르고.. 무녀도와 장자도는 생략한 채 선유도..
3월 19일.. 설악산에서 눈천지를 보고와서 한동안 상쾌한 기분이었는데.. 우울함이 찾아왔다. 갑자기 앞날의 희망이 사라지는 듯한 우울함.. 본인이야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남아서 고통을 안고 가야할 가족들에 대한 안타까움.. 발병한 후에 작은 일에도 눈물이 많아졌다. 아내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딸의 한마디에도 울컥하고..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경안천습지공원.. 용인에서 발원한 경안천이 광주를 지나 남한강과 합쳐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봄은 아직 멀었고.. 갈색의 갈대가 무성한 황량한 모습이다. 1시간정도 산책을 하고.. 다시 경기도자박물관으로.. 무계획으로 찾았으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월요일.. 박물관은 휴관일이고.. 다행스럽게도 박물관 뒷편의 야산에 조각공원이 있다. 삼..
3월 14일.. 한달만에 외래진료가 있는 날이다. 검사결과 혈액수치가 아직도 조금 부족하고 콜레스테롤이 조금 높다고 한다. 다음 외래진료는 2개월후로 예약이 되었다. 집에 와서 회사포탈에 접속해 보니.. 많은 인사발령이 있다. 부서장도 바뀌고.. 여러사업에서 관련 분야의 직위자들이 바뀌었다. 내가 지금 회사에 있었다면 어느 자리로 갔을까 궁금하기도 한데.. 어차피 놓아버리기로 했으니 놓아버리자.. 담담하게.. 직위자들의 직위를 보니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러사업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다. 모두들 고생문이 훤해 보인다. 불쌍한 사람들.. 일에 치이는 사람들.. 3월 16일.. 소식 전합니다. ============= 발병한 지 어느새 7개월이 지났습니다. 저는 지금 4차항암 마치고 2월 15일부터 유지요법을..
3월 8일.. 3월달부터 규칙적인 생활에 들어갔다. 오전에는 주로 집안청소와 체력관리를 하고.. 오후에는 독서를 하고.. 저녁때는 TV시청을 하는 생활이다. 다른 것은 그런대로 지킬 수 있는데.. 헬스장을 이용한 체력관리는 낯설다. 건강할 때 헬스장에 한번도 가 본 적이 없으니.. 어떤 운동부터 해야 하는 지도 어설프고.. 이방면에서는 고참인 아내의 지도를 받아가며 운동을 한다. 이틀정도 걷기와 달리기.. 근력운동 등을 했는데.. 쉽게 지친다. 오후에는 1시간정도의 낮잠을 자야 할 정도로 아직은 기초체력이 많이 부족하다. 갑자기 졸음이 오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온 몸에서 힘이 다 빠져 나가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되어 참을 수가 없다. 3월 10일.. 간만에 친구가 찾아왔다. 집근처의 산에 함께 오르기로 ..
2월 26일.. 답답하다. 마음껏 야외활동도 하고..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걸리는 것이 많다. 갑자기 무능해지고.. 우유부단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않다. 가족과 함께 하자니.. 의견일치를 보기도 쉽지않고.. 생각에는 혼자서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하고 싶은데.. 남겨지는 가족들이 마음에 걸리고.. 고민만 하다가 오늘도 아무일없이 집안에서 답답한 하루를 보낸다. 고민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즐거운 생각만 하라는 아내에게 이유없는 짜증만을 부리고.. 언제까지 이런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지.. 독서나 참선으로 마음을 안정시켜야 겠다. 피부 벗겨짐은 없는데.. 한달전의 발바닥 벗겨짐 현상이 다시 나타난다. 4차항암의 영향인지.. 유지요법 영향인지 구분이 애매하다. 1월 3일 골수검사이..
2월 19일.. 지난 연말에 4차항암을 앞두고 시골에 다녀 온 후에.. 4차항암을 무사히 마치고.. 2개월만에 다시 시골행이다. 어머님 생신이다. 자식 중에 환자가 있으니 마음속이 편치않을 어머님이시지만 밝게 사시는 모습이 너무 좋다. 80을 넘기신 분이라고는 믿기 어렵게.. 뽀얀 피부의 어머님.. 내 기억속에서만 해도.. 아버님 돌아가시고.. 매일 시장에 나가시며 사과, 엿, 올챙이 국수 등을 파시며 학비를 마련하시고.. 우리 5남매를 키워오셨다. 80평생을 그렇게 고생을 하셨는데.. 구김살이 없다. 어떻게 저렇게 즐겁게 사시는지.. 앞으로 인생을 살면서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2월 22일.. 3월이 다가오면서 차가운 겨울기운이 서서히 물러가고..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회사에 ..
2월 12일.. 산행에 자신감을 얻고.. 부아산보다 조금 더 높은 산으로..용인의 구봉산을 찾는다.460m 정도의 높지 않은 산..그러나 3개월동안 쉬면서 저질이 되어버린 체력으로는 쉽지 않은 산이다.주능선까지 힘들게 힘들게 오르고..주능선에서도 내리막은 잘 나가다가 오르막만 되면 20 발자국을 채 가지 못하고 쉬어야 한다. 그래도 정상에 오르니 시원한 조망에 가슴속까지 상쾌하다.잠시나마 환자임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다.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서 어떻게 회귀해야 하나 고민하는데..아내가 환자인 남편을 위해 산 아래까지 친히 마중을 나왔다.그럼 그렇지.. 미우나 고우나.. 마눌이 최고... 2월 15일.. 2주만에 외래진료를 받는다.4차항암을 마치고.. 오늘부터 유지관리에 들어간다고 한다. 담당교수님이 혈액..
08/07 잘것 같아 문자로 합니다. 잘 주무시고 내일 봐요. 여보 홧팅 사랑해. (아내) 08/08 일어났어. 밥이 나왔는데 엑스레이 찍고 먹으라네? 올때 비오면 운전 조심해. (신랑) 집에 도착했슴다. 수진이는 비빔밥 자기가 해서 먹고있네.. 안자면 전화해. (아내) 잘 주무시고 내일 만나요. (아내) 알아떠 결과는 내일 나온대 (신랑) 08/09 마눌 대변 좀 보려고 힘을 썼는데 안 나오네? 큰 일이다.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자야지. (신랑) 똥눌 때 힘주면 안돼. 설사약 달라고 해봐.. 오늘 푹자고 내일도 화이팅 아자아자 (아내) 08/10 주무십니까? 지금도 기분 괜찮아? 너무 좋다고 방심말고 항상 조심 ^♡^ (아내) 08/11 아줌마 오늘은 피 안뽑네? 넘 좋다 ㅋㅋ (신랑) 좋겠네. 퇴원하라..
2월 6일.. 변화없는 하루 하루가 지루하다. 아침부터 아내는 운동도 하고.. 씻기도 하라고 성화다. 운동 대신에 산행을 하겠다고 했더니.. 긴 코스는 안되고.. 가깝게 산행을 하란다. 아파트 뒷산으로 긴 코스도 아닌데.. 산행을 안하겠다고 했더니.. 생각대로 산행을 하란다. 막상 옷입고 밖을 나가려니.. 귀찮은 생각도 있고.. 산행 생각을 접는다. 씻기도 귀찮아서.. 어제부터 샤워를 미루고 있다. 마음이 우울하고.. 의욕이 사라진다. 산행도 귀찮고.. 씻기도 귀찮고.. 전화받기도 귀찮고.. 모든 것이 귀찮다. 그냥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며 시간을 죽인다. 2월 7일.. 3개월만에 산행을 했다. 아파트 뒤의 부아산으로.. 바람이 쌩쌩.. 날씨는 추웠지만.. 산속은 예상보다 아..
1월 31일.. 펑펑 눈이 내린다. 2011년 8월에 백혈병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나간다. 정말 하루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인생을 보았다. 손톱, 발톱, 손바닥, 발바닥에는 항암의 후유증이 남아 있지만..4차항암까지를 무사히 마치고 회복단계에 있다. 빠르면 빠르고.. 지루하면 지루하고.. 6개월이 정신없이 지나갔다. 지난 6개월간 많은 일이 있었다. 백혈병 진단을 받고.. 질병 치료를 위한 휴직계를 제출하고.. 한달 여를 서울S병원 무균실에서 1차항암 치료를 하고.. 그동안 계절은 여름, 가을, 겨울을 지나 해가 바뀌었고.. 추석이 지나고.. 구정이 지나고.. 2, 3, 4차항암 치료를 하면서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혈액수치가 올랐을 때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은 나 뿐만이 아니라 ..